미증유의 강팀이 탄생했다. SK텔레콤 T1은 ‘왕조 재건’을 기치로 다음 시즌 굳건한 1강 자리를 노리고 있다.
SKT는 서포터 포지션에 ‘마타’ 조세형을 영입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이로써 SKT는 ‘페이커’ 이상혁을 중심으로 ‘칸’ 김동하, ‘테디’ 박진성, ‘마타’ 조세형, ‘하루’ 강민승 등이 양 사이드에 포진하는 막강한 라인업을 구성했다.
SKT는 올겨울 7명과 결별하는 초강수를 뒀다. ‘뱅’ 배준식, ‘울프’ 이재완, ‘블랭크’ 강선구 등 굵직한 선수들을 모두 자유계약(FA)으로 풀며 배수진을 쳤는데, 이러한 결정은 더 확고한 로스터 정예화를 위한 포석이었다.
그렇다면 SKT가 성공적인 스토브리그를 보낼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무엇보다 구단의 의지가 강했다”고 증언했다. SKT는 영입전쟁 시작 전부터 국내외 S~A급 선수들의 기량을 모두 체크했다. 그때부터 이미 포지션 중복 영입이 고려됐을 정도로 팀 경쟁력 강화 프로젝트가 화끈하게 가동 중이었다. SKT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SKT는 다음 시즌 최고의 팀을 만들기 위해 제일 먼저 뛰었고, 가장 부지런했다”고 설명했다.
새로 영입된 선수들은 SKT가 보여준 비전에 마음이 움직였다. 최근 국내 LoL 판에선 “x가 오려면 y를 영입해야 한다”는 ‘영입 방정식’이 거론되고 있지만, SKT의 접근방식은 조금 달랐다. 무엇보다 ‘새 얼굴’들이 설득된 가장 강력한 논리는 ‘SKT가 웅크렸던 어깨를 펴고 왕의 귀환을 노리는데, 함께 하겠느냐’는 것이었다. 몇몇 영입 선수들은 어느 라인에 누가 오는지 확인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확실한 영입이 있을 것”이라는 구단측의 말에 합류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SKT 프리미엄’이 있었던 셈이다.
이러한 신뢰는 SKT가 그간 보인 행보와 무관하지 않다. 삼성 갤럭시(현 젠지 e스포츠)가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정상에 오르고도 다음 시즌 네이밍 스폰서십을 유지할 수 없었던 것과 대비되게 SKT를 운영하는 SK그룹은 과거부터 e스포츠 구단 운영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그룹 내부적으로 야구단 못지않은 파급력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실제로 지난해 삼성과 CJ가 구단 운영을 접는 와중에 SKT는 오히려 투자를 늘릴 계획을 세웠다.
물론 투자만으로 슈퍼팀이 탄생하진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SKT에 입단한 선수의 말을 빌려 “구단측에서 한국을 평정한 뒤 세계를 제패하자는 얘기를 했다고 한다. 워낙에 확고한 신뢰를 줬기 때문에 선수로서는 거절할 명분보다 팀 재건에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고 귀띔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