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 가정 시설 지원 예산 전액 삭감을 주장한 자유한국당 송언석 국회의원의 블로그에 네티즌 비판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부모 가정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들은 물론 아이를 기른다는 부모도 몰려들었다. 송언석 의원의 평소 블로그 글보다 수십 배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27일 오전 현재 송언석 의원의 블로그의 마지막 글에는 250개에 달하는 댓글이 남겨졌다. ‘저소득층 소득 또 감소’라는 카드뉴스인데 댓글 내용은 한부모 가정 시설 예산 삭감을 주장한 것에 비판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자신을 한부모 가정이라고 소개하는 이들의 댓글이 적지 않았다. 장애 아이를 홀로 키운다는 한 엄마는 “아이가 저랑 떨어져 있지 않으려 해 지금까지 일할 수 없던 세월이 길다”면서 “저도 먹고살아야 하기에 내년엔 무리해서라도 취업 예정이었다. 그런데 의원님께서 한부모 돌보미 예산을 깎으신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고 저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은 평생 이렇게 정부에서 주는 수급비로 살고 취직도 하지 말라는 소리로 들려 잠도 제대로 못 잘 정도로 마음이 아팠다. 저는 어찌 살아야 하냐”고 했다. “정부 보조금과 아이 아빠가 양육비로 주는 돈을 가지고 죽을 때까지 아이 하나만 바라보고 살아야 하냐”고 읍소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둘이 키워도 힘든데 혼자서 아이 키우기 얼마나 힘들겠냐”면서 “현실적으로 시설이 문 닫으면 고아원 보내는 경우 많을텐데 너무 한 거 아니냐”고 비판했다.
특히 일부 네티즌은 송언석 의원이 블로그 자기 소개란에 올린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김천, 다음 세대에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만들겠습니다’라는 사진을 언급하며 “인사말이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여성가족부는 내년부터 한부모 가정 시설 1곳당 아이 돌보미 2명을 배치할 수 있도록 61억여원을 편성했다. 미혼모 등 한부모 가정의 가장이 취업 등을 할 때 보육시설 시간 외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아이들이 모인 시설에 돌보미를 배치하는 제도를 도입하려 했다. 그러나 26일 국회 예산결산특위 소위원회는 61억원의 예산 중 17억여원을 삭감하자는 상임위 안을 놓고 의견이 달랐다.
특히 송언석 의원은 “한 부모 가정의 어려운 환경과 상황엔 동의하지만 국가가 책임지는 것은 곤란하다”며 61억 전액 삭감을 주장했다. 이숙진 여성가족부 차관은 “대부분의 한부모 가정이 양육과 생계, 가사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고, 김용진 기획재정부 2차관은 “양육 공백으로 한부모 시설에 있던 아이들이 결국엔 고아원에 가게 되는 상황”이라고 말하며 울먹이기까지 했다.
그러나 송언석 의원은 “저도 현직 차관에 있을 때 방문도 했고 봉사도 했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그런데 재정 운영을 볼 때 개별적으로 호의적인 감정적이고 감성적인 그런 부분으로 들어간다는 것이 차후에 영향을 미치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맞섰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는 것은 비정해 보인다”고 비판하자, 송언석 의원은 “아픈 부분이 있다고 해서 국가가 다 책임질 수 없다. ‘비정하다’는 발언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국회 예산소위는 한부모 시설 돌보미 예산을 예결위원장과 각 당 간사 간 협의 자리인 소소위가 결정하도록 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