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가슴은 가장 흔한 흉곽기형의 일종이다. 앞 가슴이 움푹 들어간 상태를 가리킨다. 하부흉골과 인접 늑골사이를 이어주는 연골이 과다하게 성장하여 흉골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안으로 함몰되는 선천성 기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대략 신생아 1000명 당 1명 꼴로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성장하면서 함몰의 정도가 더욱 뚜렷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간혹 가족력이 존재하기도 하지만, 대부분는 뚜렷한 원인을 알 수 없는 가운데 발생한다. 모양은 대개 죄우 대칭적인 경우가 많지만, 간혹 좌우 대칭이 안 맞는 경우도 있다. 성장기에 조기 교정이 중요한 이유다.
20년 전 볼록한 쇠막대를 옆구리로 집어넣어 함몰된 가슴뼈를 들어 올리는 너스(NUSS) 수술이 등장하면서 오목가슴은 흉터 없이 손쉽게 교정할 수 있게 됐다.
교정을 위해 삽입한 쇠막대는 2년 이상 가슴 속에 넣고 있어야만 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너스법은 큰 한계점을 드러낸다. 양쪽 끝을 갈비뼈에 묶어 고정시켜 놓은 쇠막대가 자칫 움직일 가능성이 늘 존재한다는 것이다.
고정이 완전하지 못해 발생하는 쇠막대의 움직임은 결국 가슴모양의 이상변형(재발)이나 재수술로 이어지기 쉽다.
성장과 관련된 문제도 숙제다. 환자가 교정기간(2~3년) 동안 성장하면서 흉곽도 커지는데, 이 때 갈비뼈에 밀착 고정된 쇠막대가 환자의 가슴성장을 방해해 또 다른 가슴변형을 유발하는 경우다.
이들 문제를 한꺼번에 개선한 것이 이른바 ‘더블바 오목가슴 교정술(DCCF)이다. 2개의 쇠막대를 오목가슴 위아래로 집어넣어 프레스 기계처럼 압착해 가슴모양을 정상적으로 펴주는 방식이다. DCCF는 겹쳐 있는 2개의 쇠막대가 앞가슴 전체를 물고 있는 구조라 쇠막대의 양끝을 갈비뼈에 고정시킬 필요가 없다.
이 DCCF를 이용하면 모든 형태의 오목가슴을 교정할 수 있으며, 움직임과 성장으로 인한 어떤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다(사진).
DCCF의 교정효과 및 안정성은 지난 7월 미국흉부외과학회지를 통해 전 세계에 알려졌다. DCCF 교정사례 220례와 일반 너스법 교정사례 306례의 교정효과와 안전성 비교, 분석한 논문이다.
조사결과 DCCF을 적용한 결과 시술로 인한 합병증 발생이나 교정실패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으며, 일반적인 너스법에 비해 회복도 빨라 입원기간도 평균 2일 이상 짧은 것으로 밝혀졌다.
DCCF와 일반 너스법은 본질적으로 교정 원리부터 다르다. 일반 너스법은 시소의 원리, DCCF법은 작두와 비슷한 호두까기 원리를 차용하고 있어서다.
즉, 일반 너스법은 들어 올리는 힘으로만 교정하기 때문에 ▲기흉과 전위(막대가 돌아가는 등 위치가 바뀌어 교정이 실패하는) 등 피할 수 없는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고, ▲모든 형태의 오목가슴을 교정하지 못하며, ▲환자의 성장에 대비할 수 없는(환자의 성장이 빠르면 막대가 흉벽을 눌러 모양이 바뀜) 점 등 태생적 한계를 지녔다는 것이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