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의 자회사 EBS미디어가 네티즌 사이에서 ‘독재자 미화 논란’에 휩싸였다. EBS미디어 측이 출시한 입체 퍼즐 세트 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시리즈가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제작됐다는 것이다.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5일 이 입체 퍼즐 세트에 대한 글이 다수 게시됐다. 이 세트 이름은 ‘한반도 평화 시대를 여는 지도자들’로, 지난달 출시됐다. 역사 교구 사업 파트너사인 ‘스콜라스’도 제작에 참여했다.
이 제품은 한국·북한·미국·중국 4개국의 정상들을 입체적인 종이 인형으로 만들 수 있는 교구재다. 각 지도자를 설명하는 인물 카드가 들어있어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등에 대해 학습할 수 있다.
가장 문제가 된 부분은 김 위원장에 대한 설명 문구였다. EBS미디어 측은 김 위원장을 ‘세계 최연소 국가 원수’라고 표현했다. 크게 틀린 표현은 아니지만, 네티즌들은 아이들이 김 위원장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만 갖게 될 것을 우려했다. 그의 독재자로서의 면모에 대해서는 설명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종이 퍼즐을 완성하면 환하게 웃고 있는 김 위원장의 모습이 완성된다. 설명 카드에 적힌 글은 다음과 같다.
“2009년 김정일의 후계자로 내정되면서 정치적인 입지를 굳히기 시작했고,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자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자리에 올라 북한의 제1인자로서 위치를 확고히 했다.”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서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 함께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보장 등에 대해 합의를 하면서 세계 평화로 나아가는 새로운 지표를 마련했다.”
네티즌은 김 위원장이 고모부 장성택 등을 숙청한 것, 수차례 핵실험을 한 것 등에 대한 설명이 없는 점을 지적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EBS미디어 측은 이날 “지난 봄 남북 화해 무드에 맞춰 기획된 아이템이었다”며 “스콜라스가 26일 관련 교구재 판매를 중지하고 전량회수 조치하기로 했다”고 서울신문에 밝혔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