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통신장애로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 재조명

입력 2018-11-25 20:40 수정 2018-11-25 20:47

서울 KT 아현지사 화재로 일대 통신망이 마비되면서 2013년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이 25일 재조명받고 있다. 주요 통신시설이 마비돼 시민들이 극심한 불편을 겪은 상황에서 이 전 의원의 통신망 마비를 통한 국가 전복 획책 의혹이 덩달아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국가정보원이 확보했다고 주장한 녹취록에 따르면 이 전 의원 등 관련 조직원들은 2013년 5월 서울의 한 종교시설에 모여 국가 통신·전기 시설에 대한 물리적 공격을 논의했다. 이 전 의원은 당시 회동에서 조직원들에게 “정치적·군사적으로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의 한 간부는 이어진 분임토의에서 “통신은 가장 큰 곳이 혜화국이다. 수도권을 관통하는 통신망이 혜화동과 분당에 있다”며 구체적인 공격대상을 지목하기도 했다.

KT 혜화지사는 국내 인터넷망이 해외로 연결되는 장소로 ‘국제관문국’으로 불린다. 국내 인터넷 이용자가 구글과 아마존 등 해외 사이트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KT 혜화지사를 거쳐야 한다. 실제로 지난 2003년 1월 25일 혜화지사와 구로지사가 ‘웜 바이러스’ 공격으로 마비되면서 인터넷이 마비되기도 했다. 24일 KT 아현지사에서 발생한 대형화재도 중구·용산구·서대문구·마포구 일대와 은평구·경기도 고양시 일부 지역의 통신 장애를 일으켰고, 해당 지역에서는 KT가 제공하는 휴대전화·유선전화·초고속인터넷·인터넷TV(IPTV) 서비스가 모두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KT 통신망을 사용하는 카드결제 단말기도 작동하지 않으면서 식당과 편의점, 카페 등도 영업에 차질을 빚었다. 불은 발생 후 10시간이 지나서야 완전히 꺼졌다. 긴급 복구에는 하루 이틀의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