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최근 들어 작심한듯 국정 현안에 대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연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들과 직접 소통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국회 상임위에도 나오지 않을 정도로 ‘음지 지향’의 과거 민정수석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조 수석은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정부 출범 1년 반이 지났지만 경제성장동력 강화 및 소득양극화 해결에 대해서는 부족함이 많기에 비판을 받고 있다”면서 “이 분야 전문가는 아니지만, 가슴 아프게 받아들인다. 정치·정책은 ‘결과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 수석은 “변명 같지만 문재인정부 출범 1년 즈음 ‘정책기획위원회’가 발간한 ‘국정과제성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며 국민 주권, 국민 성장, 포용 사회, 분권 발전에 대한 성과를 열거했다. 하지만 조 수석은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여전히 배고프다”며 “정부가 아무리 노력했더라도 국민이 부족하다면, 부족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 수석은 이어 “문재인정부는 이를 직시하고 이후 경제성장동력 강화 및 소득양극화 해결을 위한 가시적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하여 더욱 노력할 것”이라며 “한 번에 ‘비약’은 못할지라도 한 걸음 한 걸음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민주정부답게 모든 비판을 감내, 수용하며, ‘호시우보’(虎視牛步·호랑이처럼 날카롭게 지켜보며 소처럼 신중하게 걷는다) 그리고 ‘우보만리’(牛步萬里·소처럼 우직한 걸음으로 만리를 간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수석은 앞서 24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을 향해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참여해 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서다. 조 수석은 이날 ‘김명환, 문성현의 손을 계속 뿌리칠 텐가’라는 제목의 칼럼을 링크하고 “두 분 서로 손을 잡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조 수석은 지난 22일 경사노위 출범 직후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반보(半步)라도 함께’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현재의 의회 구도 및 경제 상황 하에서 문재인정부는 시민사회운동의 요구를 일거에 다 들어줄 수 없다”며 민주노총의 전향적 태도를 촉구했다.
조 수석은 이 글에서 “문재인정부는 민주노총만의 정부도, 참여연대만의 정부도, 또한 민변만의 정부도 아니다”며 “그러나 문재인정부는 진지하고 허심탄회하게 시민사회운동과 손잡고 대화하면서 국민 앞에 책임지는 결정을 내놓으려는 정부”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 시점에서 가능한 반보(半步)를 확실히 내디디며 다음 반보를 준비하려는 정부”라며 “민주노총, 참여연대, 민변 여러분의 매서운 비판은 좋다. 그렇지만 현 상황, 현 시점에서 반보를 내딛는 일은 같이 하자”고 촉구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