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너무나 급격한 추락이었다. 지난해까지 126승을 거둔 그였다. 특히 2008년부터 8시즌 동안(2012~2013년 제외) 꾸준히 10승 이상을 기록해왔던 그였기에 충격이 너무 컸다.
‘장꾸준’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두산 베어스 장원준(33)이다. 올 시즌 24게임에 나와 3승 7패, 2홀드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무려 9.92나 됐다. 71.2이닝 동안 홈런 12개를 허용했다. 피안타율은 0.337이었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는 1.87이었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단 두 차례였다.
4년전 84억원에 FA 계약을 맺고 롯데 자이언츠에서 두산 베어스로 옮겨왔다. 4년이 흐른 올해말 FA자격을 다시 취득했다. 그러나 장원준은 행사하지 않았다. 내년 명예회복을 한 뒤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서 장원준은 두산 구단과 단년 연봉 계약을 맺어야 한다. 올해 연봉은 10억원이다. 올해 성적만 놓고 보면 분명한 연봉 삭감 대상이다. 고액 연봉자인 만큼 대폭 삭감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장원준은 누가 뭐래도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이었다. FA 4년 중 3년 동안 12승, 15승, 14승을 올렸다. 지난해까진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줬다. 팀 공헌도를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FA자격을 행사할 수 있는 내년말이 되더라도 만 34세인 만큼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점도 고려대상이 될 수 있다.
현재로선 대폭 삭감보다는 장원준의 공헌도 등을 고려해 타협점을 찾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