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아시안컵 앞둔 벤투호 막차 탑승 가능할까

입력 2018-11-25 15:51
이승우. AP뉴시스

이승우가 아시안컵 본선을 앞두고 예열을 시작했다.

헬라스 베로나는 24일 새벽 5시(한국 시각) 이탈리아 베로나에 위치한 마르크 안토니오 벤테고디에서 열린 2018~2019 이탈리아 세리에 B(2부 리그) 13라운드에서 팔레르모와 1대 1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이승우는 오랜만에 선발로 출전해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동안 카라마코 시세와 안토니오 라구사 등과의 포지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해 좀처럼 기회를 받지 못했으나 이날만은 달랐다. 한결 가벼운 몸놀림을 보이며 84분간 인상적인 활약을 보인 끝에 교체됐다. 대표팀에 선발되지 않아 A매치 휴식기에 소속팀에 집중한 덕을 톡톡히 봤다.

팀에 득점에도 이바지했다. 전반 31분, 장기인 간결한 드리블을 통해 전진 패스를 연결한 것이 득점의 시발점이 됐다. 이승우를 통해 마토스에게 전달된 볼은 디 카르미네로 이어졌고 그가 깔끔하게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면서 선제골을 기록했다. 득점 상황 외에도 전반 17분 마토스의 패스를 받아 직접 골망을 노리는 등 기회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었다.

그가 막판 벤투호 승선을 원한다면 지금의 활약을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 이승우는 지난 9월과 10월 A매치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벤투호 첫 데뷔전이었던 9월 7일 코스타리카전을 상대로 7분간 그라운드를 밟았던 것이 전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완전히 그를 전력 외로 구상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승우가 훈련 상황에서 벤투 감독에게 별다른 눈도장을 찍지 못했다는 말도 된다.

현재 대표팀의 2선에는 손흥민과 남태희가 붙박이로 활약하고 있다. 첫 번째 백업 요원 자리 역시 문선민의 차지다. 이런 상황에서 백전노장 베테랑 이청용까지 가세하며 상황이 더 어려워졌다. 이청용은 11월 A매치를 통해 벤투호에 첫 승선 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발휘했다.

이미 지난 6차례 A매치를 통해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 나설 정예요원들의 압축은 끝났다.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 시절부터 베스트 11에 큰 변화를 두지 않는 벤투 감독 성격상 이승우가 아시안컵에서 주인공이 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다만 목표인 우승을 노리기 위해선 매 경기 정예 멤버만 가동하는 총력전을 펼칠 수는 없는 일. 벤투 감독이 플랜B로서 두 번째 옵션을 고민한다면 이승우가 대안이 될 수 있다. 남태희가 십자인대 파열로 아시안컵 출전이 어려워진 상황인 것도 이승우에겐 기회다.

벤투 감독은 내달 중순 아시안컵에 나설 최종 명단을 소집한다. 이승우가 극적인 승선을 원한다면 소속팀에서의 활약이 첫 번째란 것을 명심해야 한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