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FA 자격을 취득한 15명 가운데 4년 만에 자격을 재취득한 선수는 4명이다. 한화 이글스 이용규(33)는 지난해 자격을 얻었지만, 권리를 행사하지 않아 FA 자격 유지 선수 신분이다. 그러나 FA 자격 재행사 선수라는 측면에선 같은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다.
상당수 프로야구 선수들이 평생 한 번도 하기 힘든 FA권리 행사를 다시하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실력이 만들어낸 행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협상 분위기는 엇갈리고 있다. 누가 울고 웃을까.
또 한번의 FA 대박이 기대되는 선수는 SK 와이번스 최정(31)이다. 4년 전 86억원을 받고 SK에 잔류했다. 2년 연속 홈런왕이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긴 하다. 35홈런을 때려냈지만 타율은 규정타석을 채운 62명 중 꼴찌인 0.244다. 30대 초반의 나이와 SK 프랜차이즈 스타, 홈런왕 경력 등이 어우러지며 80억원대의 대박 계약이 또 한번 예상된다.
LG 트윈스 박용택(39)은 세 번째 FA 계약이다. 2010년 말 4년(3+1년)간 34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옵션이 절반이었다. 2014년 말에는 보장액 50억원의 두 번째 FA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올해도 3할 이상을 기록했다. 최다 안타 기록도 차곡차곡 늘려가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공격 지표는 하락세를 보여주고 있다. 지명타자로만 활동 가능해 수비력에 한계가 있다. 40대가 되는 나이도 문제다.
LG구단으로선 레전드로서의 대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액 측면에선 4년 전과 비슷한 조건이 제시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계약 기간이다. 4년을 채우기가 쉽지는 않다. 3+1년’ 등 옵션 조건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재계약만은 확실한 행복한 케이스다.
KT 위즈 박경수(34)는 4년 전 18억2000만원의 FA 계약을 맺고, LG에서 이적했다. 올해 120안타, 타율 0.262를 기록했다. 25홈런으로 지난해보다 늘어났다. 다만 실책은 6개에서 14개로 늘었다. 나이와 팀내 위치 등을 고려할 때 잔류쪽에 무게가 간다.
금액과 조건의 경우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 문규현(35)을 참조해볼 필요가 있다. ‘2+1년’이다. 다만 금액은 문규현보다 조금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라이온즈 윤성환(37)은 4년 전 80억원을 받고 삼성에 잔류했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뒀다. 그런데 문제는 올해다. 5승 9패다. 평균자책점 6.98이다. 24게임에 나와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불과 5차례였다. 나이는 물론이고 구속마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다. 모든 상황이 윤성환에겐 불리하다. 초단기 계약이 제시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는 우울한 형국이다.
자격유지 선수 이용규는 5년 전 67억원의 FA 계약을 맺고, KIA 타이거즈에서 한화로 이적했다.지난해 FA 자격을 획득했지만 1년을 미뤘다. 올해 0.293까지 타율을 올렸다. 134게임도 소화했다. 협상 테이블에 앉을만한 자격은 갖춘 셈이다. 대형 계약은 쉽지 않다. 항상 내구성이 문제였다. 함께 한화로 이적해온 정근우(36)는 지난해 ‘2+1년’ 35억원에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여러가지 상황들을 고려할 때 이보다 다소 낮은 조건에서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