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보 쿠르투아(26)의 최근 행보가 심상찮다. 연이어 대량 실점을 허용했다. 지난여름 3500만 유로(약 452억원)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첼시를 떠나왔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25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기푸스코아 에스타디오 무니시팔 데 이푸루아에서 열린 2018~2019 프리메라리가 에이바르와 원정경기에서 0대 3으로 대패했다. 전반 16분 만에 상대 팀 곤잘로 에스칼란테에게 선취 결승 골을 내준 뒤, 후반 7분 세르지 엔리히, 후반 12분 키케에게 연속 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산티아고 솔라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5경기 만에 첫 패배다.
이날 경기에서 세르히오 라모스와 라파엘 바란, 마르셀루와 알바로 오드리오솔라로 구성된 포백 수비진은 상대의 거센 압박에 크게 흔들렸다. 경기가 끝난 후 중앙 수비수로 자리를 지켰던 바란은 현지 매체를 통해 “몸싸움에서 완벽히 밀렸다”며 “그들의 강한 압박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다”고 경기를 자평했다.
자연스레 최후방 수비를 맡은 쿠르투아도 비난을 피해갈 수 없었다. 일차적인 문제는 수비진들의 불협화음이었지만 쿠르투아에게서도 안정감이라곤 찾을 수 없었다. 그는 지난 19일 벨기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도 스위스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 리그에서도 5골을 내준 바 있다. 지난 29일 FC바르셀로나와의 엘 클라시코 일전까지 이번 시즌 5골 이상을 내준 적이 벌써 두 번째다.
전임 감독이었던 훌렌 로페테기는 케일러 나바스와 쿠르투아라는 세계 최고 수준 골키퍼 두 명을 두고 경쟁이 아닌 대회에 따라 골키퍼의 출전을 구분 짓는 이원화 체제를 선택했다. 쿠르투아가 리그에만 집중하며 나바스가 유럽 챔피언스리그와 컵 대회 일정을 소화하는 방식이다. 두 명의 월드클래스 골키퍼를 공존시킬 수 있는 최선의 절충안으로 이 방법을 택한 것이다. 이어 지휘봉을 넘겨받은 솔라리 역시 현재까진 같은 방법을 택하고 있다.
쿠르투아가 현재와 같은 불안을 이어가면 솔라리 감독은 고민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골키퍼들 간의 경쟁 구도로 골문 안정감을 훨씬 강화시킬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었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쿠르투아는 리그 초반 3경기에서 단 1실점만을 기록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발휘하는 듯했으나 잠시뿐이었다. 그때 이후 지난 4일 레알 바야돌리드전을 제외하면 매번 실점을 허용했다. 자신이 골키퍼 장갑을 낀 11경기에서 18골을 내줬다.
이런 상황이라면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나바스가 주전으로 도약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분명한 것은 현재 레알의 수비진은 변화의 촉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