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투아, 연이은 대량 실점…주전 경쟁 ‘적신호’

입력 2018-11-25 14:21 수정 2018-11-25 14:31
티보 쿠르투아가 25일(한국시간) 2018~2019 프리메라리가 에이바르와 원정경기에서 연이어 실점한 후 좌절하고 있다. AP뉴시스

티보 쿠르투아(26)의 최근 행보가 심상찮다. 연이어 대량 실점을 허용했다. 지난여름 3500만 유로(약 452억원)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첼시를 떠나왔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25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기푸스코아 에스타디오 무니시팔 데 이푸루아에서 열린 2018~2019 프리메라리가 에이바르와 원정경기에서 0대 3으로 대패했다. 전반 16분 만에 상대 팀 곤잘로 에스칼란테에게 선취 결승 골을 내준 뒤, 후반 7분 세르지 엔리히, 후반 12분 키케에게 연속 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산티아고 솔라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5경기 만에 첫 패배다.

이날 경기에서 세르히오 라모스와 라파엘 바란, 마르셀루와 알바로 오드리오솔라로 구성된 포백 수비진은 상대의 거센 압박에 크게 흔들렸다. 경기가 끝난 후 중앙 수비수로 자리를 지켰던 바란은 현지 매체를 통해 “몸싸움에서 완벽히 밀렸다”며 “그들의 강한 압박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다”고 경기를 자평했다.

자연스레 최후방 수비를 맡은 쿠르투아도 비난을 피해갈 수 없었다. 일차적인 문제는 수비진들의 불협화음이었지만 쿠르투아에게서도 안정감이라곤 찾을 수 없었다. 그는 지난 19일 벨기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도 스위스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 리그에서도 5골을 내준 바 있다. 지난 29일 FC바르셀로나와의 엘 클라시코 일전까지 이번 시즌 5골 이상을 내준 적이 벌써 두 번째다.

전임 감독이었던 훌렌 로페테기는 케일러 나바스와 쿠르투아라는 세계 최고 수준 골키퍼 두 명을 두고 경쟁이 아닌 대회에 따라 골키퍼의 출전을 구분 짓는 이원화 체제를 선택했다. 쿠르투아가 리그에만 집중하며 나바스가 유럽 챔피언스리그와 컵 대회 일정을 소화하는 방식이다. 두 명의 월드클래스 골키퍼를 공존시킬 수 있는 최선의 절충안으로 이 방법을 택한 것이다. 이어 지휘봉을 넘겨받은 솔라리 역시 현재까진 같은 방법을 택하고 있다.

쿠르투아가 현재와 같은 불안을 이어가면 솔라리 감독은 고민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골키퍼들 간의 경쟁 구도로 골문 안정감을 훨씬 강화시킬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었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쿠르투아는 리그 초반 3경기에서 단 1실점만을 기록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발휘하는 듯했으나 잠시뿐이었다. 그때 이후 지난 4일 레알 바야돌리드전을 제외하면 매번 실점을 허용했다. 자신이 골키퍼 장갑을 낀 11경기에서 18골을 내줬다.

이런 상황이라면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나바스가 주전으로 도약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분명한 것은 현재 레알의 수비진은 변화의 촉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