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구 감독 OUT”, 기감 여성단체들 공대위 구성 후 1백만 명 서명 나선다

입력 2018-11-23 18:36
기독교대한감리회 여선교회전국연합회 회원들이 서울 용산구 여선교회관에서 제50회 정기총회를 열고 전준구 서울남연회 감독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성폭행과 성추행 혐의로 구설에 오른 전준구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서울남연회 감독의 사퇴를 촉구하는 움직임이 점차 퍼지고 있다. 여성단체들을 중심으로 공세의 강도가 고조되는 가운데 관련 단체들은 전 목사의 목사직 제명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전 목사 제명과 감독 당선 무효를 위한 감리회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오는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기감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압박 수위를 높여갈 예정이다. 공대위에는 기감 선교국 양성평등위원회와 기감 여선교회전국연합회, 여장로회전국연합회, 감리교목회자부인연합회, 서울남연회 여교역자회 등 기감 13개 단체가 참여해 활동하고 있다.

공대위는 이번 사건이 긴 시간 반복됐다는데 주목하고 있다. 최소영(기감 양성평등위원회 총무) 목사는 “무려 25차례나 재판정에 섰던 인물이 기감의 영적 지도자가 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면서 “교단도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교단의 책임 있는 자세를 강력하게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기감 여선교회전국연합회(여선교회‧회장 백삼현 장로)는 지난 22일 성명을 발표하고 전 목사의 감독 사퇴를 위한 1백만 명 서명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이날 제50회 정기총회를 연 여선교회는 ‘성폭력 없는 감리교회를 만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기감 여성들의 뜻을 한데 모았다.

성명서에서 여선교회는 “성폭행과 성추행 사건 등으로 수십 번 재판정에 섰던 이가 감독에 단독 출마해 무투표 당선됐고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면서 “왜 교회는 목회자에 의해 벌어지는 범죄에 대해 묵인하고 방조하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이어 “감리교 목회자는 매년 연회에서 목회 활동과 윤리적 품행을 심사받는다“면서 “이 과정은 하나님과 동료 목회자들 앞에서 자신이 목회자로서 합당한지 검토하는 시간인데 전 목사가 그동안 어떻게 품행심사를 통과했는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끝으로 “전 목사가 사회법의 유죄 판결은 피했는지 모르나 그간의 행위는 청렴하고 무흠한 목사님들을 욕되게 했다”면서 “이로 인해 교회가 성으로 타락한 집단으로 비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 목사와 관련된 추문은 2010년 대전 A 교회 출신 여성 청년 5명이 서울남연회에 그를 성추행 혐의로 고소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서울남연회는 심사위원회까지 꾸렸지만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지만,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이후에도 전 목사에게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피해자들의 폭로와 고소가 반복됐다.

기감 여성계는 그동안 성명서에서 “유죄 여부를 떠나 같은 사안으로 수차례 수사를 받고 법정에 선 것 자체가 목회자로서 자질이 없다는 증거”라면서 “사회법 무죄 판결만 앞세우지 말고 목사의 양심에 따라 거취를 정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