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탑고와 단국대에서 뛸땐 2루수가 주포지션이었다. 2011년 대학 졸업을 앞둔 시점에서 그를 찾아주는 구단은 없었다. 170㎝, 75㎏의 왜소한 체구는 단점으로 작용했다. 독립구단인 고양 원더스에 들어갔다. 한달 만에 발목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다.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우투좌타 외야수 조용호(29)다. 군 제대 후 몸을 만들고 있는 과정에서 2014년 SK 와이번스와 육성 선수 계약을 맺는 행운이 찾아왔다. 외야수로 전향했다. 그리고 지난해 정식 선수 계약을 맺었다. 1군 경기에 69게임에 출전했다. 홈런은 없었지만 52안타를 때려내며 타율 0.272를 기록했다. 도루는 10개나 기록했다. 10타점, 34득점을 올렸다. 말그대로 살기 위해 뛴 한해였다. 연봉도 6200만으로 올랐다.
그러나 올해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16게임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16타수 1안타, 타율 0.077을 기록했다. 외야 자원이 넘쳐나는 SK에 그의 설 자리는 없었다.
SK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조용호를 조건 없는 트레이드를 통해 KT 위즈로 보낸다고 발표했다. 선수단 뎁스로 인해 경기에 출전할 수 없었던 선수가 그 선수를 필요로 하는 구단으로 옮길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방출보다는 기회를 받을 수 있는 구단으로 트레이드를 해 주는 것이 선수의 미래와 KBO리그의 발전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SK는 설명했다.
조용호에게 KT가 마지막 기회가 될지 모른다. 어찌보면 외야 자원이 부족한 KT에서 자리잡기가 SK보다 쉬울수도 있다. 그렇기에 성공이 필요하다. 조용호 개인을 떠나 KBO리그 평준화를 위해서도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무상 트레이드를 활성화하는 계기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