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G20에서 트럼프와 여섯 번째 회동 추진

입력 2018-11-23 16:03 수정 2018-11-23 16:11

문재인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회담이 성사된다면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취임 후 여섯 번째 정상회담을 하게 된다. 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오는 27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5박 8일간 3개국 순방에 나설 계획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3일 “(G20 순방 내에 한·미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체류 기간이 짧아 맞추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시간이 좀 지나봐야 결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도 “미국 정부와 논의 중이나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미 정상회담 개최 여부는 아르헨티나 현지에서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북·미 대화가 주제가 될 전망이다. 김 대변인은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미국 정부 쪽에서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내년 1월에 한다고 얘기하고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리 정부 입장을 전달하고 의견을 나누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한국의 기대를 미국에 전달하고, 미국도 한국의 역할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교착상태인 북·미 간 대화는 이달 말로 예상되는 북·미 고위급 회담 재개와 함께 속도를 낼 전망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최측근인 앤드루 김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은 지난 14∼17일 한국을 방문해 정부 당국자들과 면담했다. 미 행정부의 대북 막후 조율 창구인 그가 움직였다는 것은 북·미 고위급 회담 준비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의미라는 평가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 고위급 회담이 12월로 넘어갈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경우 문 대통령이 G20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북·미 간 중재자 역할을 할 가능성도 생긴다. 청와대 관계자는 “마지막까지 한·미 정상회담 성사를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27~28일(현지시간) 체코를 방문해 안드레이 바비스 총리와 회담을 한다. 현지 우리동포 및 진출 기업 대표들도 격려한다. 문 대통령은 29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아르헨티나를 방문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또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주요 정상과의 양자 회담에서 협력 증진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이번 G20 정상회의 주최국인 아르헨티나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과 14년 만에 한-아르헨티나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이어 다음 달 2~4일까지 뉴질랜드를 국빈 방문해 재신더 아던 총리와 만나고 동포간담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뉴질랜드는 9년 만의 우리 정상 방문”이라며 “우리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뉴질랜드의 신태평양 정책이 시너지 효과를 내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G20 순방을 끝으로 올 한해 해외 출장을 마무리한다.

남 차장은 “이번 순방을 통해 숨바쁘게 달려온 올해 정상외교는 북미, 아시아, 유럽, 중남미, 대양주를 거쳐 다변화·다원화되며 마무리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올해 G20이 출범 10주년 되는 해”라며 “이번 정상회의 주제가 정부의 핵심 정책인 다 함께 잘사는 핵심적 포용국가 비전과 지향점이 같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께서 혁신과 공정, 포용성을 포괄하는 우리 정부의 정책을 소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