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신신당부했지만… ‘음주운전’ 김종천 靑 비서관 누구

입력 2018-11-23 15:04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종천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23일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자리에서 물러났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김 비서관이 이날 새벽 12시35분쯤 서울 종로구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음주운전을 했다고 밝혔다. 김 비서관은 대리기사를 호출한 후 대리기사를 있는 장소까지 100m 가량 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혈중 알콜 농도는 0.120%로 면허 취소 수준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그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적발 사실을 보고한 뒤 사직서를 제출했고 공직기강비서관실에 자진 신고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같은 사실을 보고 받고 즉시 사표를 수리토록 지시했다.

김 비서관은 임 실장의 한양대학교 후배로 임 실장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지낼 만큼 측근이다. 그는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 합류했으며,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임 실장을 보좌하는 선임행정관을 지냈다. ‘비서실장의 비서실장’으로도 불렸다. 그는 지난 6월 청와대 의전비서관으로 승진해 각종 대통령 행사를 담당했다.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장을 수시로 점검하는 모습이 방송에 등장하기도 했다.

의전 실수 논란도 있었다. 9월 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8 포용국가 전략회의’에 참석한 문 대통령이 책상을 뛰어넘는 일이 발생했다. 책상 배치를 잘못해 동선이 막혔기 때문이다. 같은 달 19일 ‘9월 평양공동선언’ 당시에도 실수가 있었다. 그는 합의문에 서명하려던 문 대통령에게 네임펜을 건넸다. 역사적인 합의문 서명에 대통령이 네임펜을 사용하도록 한 것은 비서진의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4월 ‘판문점 선언’ 당시에는 만년필을 사용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음주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니라 살인행위가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가 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초범이라 할지라도 처벌을 강화하고 사후 교육시간을 늘리는 등 재범 방지를 위한 대책을 더욱 강화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후 한 달 만에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면허 취소 수준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았다. 지난 10일에는 청와대 경호처 직원은 만취 상태로 경찰서에서 난동을 부린 사건도 발생했다. 음주로 인한 비슷한 사례가 벌어지면서 청와대 기강이 해이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