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언론 “CIA, 사우디 왕세자 살해지시 녹음 갖고 있다”

입력 2018-11-23 14:41 수정 2018-11-23 15:03
미국 정보당국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살해하도록 지시하는 내용의 전화통화 녹음파일을 갖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2일(현지시간) 터키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터키 일간 휴리에트에 따르면 지나 해스펠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지난달 터키 정부 관계자와의 통화에서 빈 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하는 녹음을 갖고 있음을 시사했다.

해당 통화는 빈 살만 왕세자와 그의 동생 칼리드 빈 살만 미국 주재 사우디 대사 사이에서 이뤄졌다. 칼리드 대사는 카슈끄지를 살해 현장인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으로 유도한 인물로 지목되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칼리드 대사에게 “카슈끄지를 최대한 빨리 침묵케 하라”고 지시했다. 당시 통화 내용은 CIA에 의해 감청되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빈 살만 왕세자를 감싸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미국은 이번에도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들에게 “말하고 싶지 않다. CIA에 문의하라”고 말했다.

CIA 측도 휴리에트 보도와 관련한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 보도 내용을 인정할 경우 CIA가 외국 공관을 도청하고 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모양새가 되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