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호잉 빼면 최하위권 타격’ 존재감 없던 토종 선발진

입력 2018-11-23 14:41

한화 이글스의 행보가 숨가쁠 정도로 거세다.

올 시즌 삼진왕 키버스 샘슨(27)과 후반기 안정감을 줬던 데이비드 헤일(31)을 과감히 내보냈다. 대신 워윅 서폴드(28)와 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70만 달러 등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 또 투수 채드 벨(29)과는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4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기존 외국인 타자 제라드 호잉(29)과는 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 옵션 30만 달러 등 총액 140만 달러(약 15억8000만 원)에 재계약을 마쳤다. 내년 시즌 도약을 위한 기초 작업은 마무리한 셈이다.

한화는 올 시즌 144게임을 치러 77승 67패, 승률 0.535로 정규시즌 3위를 차지했다. 모두가 놀란 성적이었다. 과연 그만큼의 성적을 낼 팀 구성이었는지는 의문 부호가 찍혀 있다.

한화의 팀타율은 0.275로 8위였다. 안타 갯수는 1369개로 9위였다. 홈런은 151개로 7위에 불과했다. 668타점으로 9위, 729득점으로 9위였다. 희생번트는 31개로 10개 구단 중 가장 적었고, 희생플라이도 28개로 9위에 불과했다. 420개 볼넷으로 9위,
장타율은 0.422로 9위, 출루율은 0.341로 8위에 머물렀다. 득점권 타율도 0.280으로 8위였다. 공격력만을 놓고볼때 최하위권이나 다름없다.

규정타석을 채운 한화 타자 중 3할을 기록한 선수는 호잉이 유일하다. 0.306이다. 정근우(36), 김태균(36)이 각각 0.304, 0.315를 기록했지만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다. 162안타를 때린 호잉이 150안타 이상을 생산한 유일한 한화 타자다. 홈런은 이성열 34개, 호잉 30개를 기록했다. 호잉은 47개의 2루타로 단일시즌 최다 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호잉을 제외하면 한화의 타격을 말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투수력을 보자. 한화의 팀방어율은 4.93으로 2위였다. 세이브 갯수도 37개로 두산 베어스의 41개에 이어 2위였다. 62개의 홀드로 4위를 기록했다. 1394개의 피안타로 리그 최소 9위, 164개 피홈런으로 최소 8위였다.1124개의 삼진을 잡아내 리그 3위에 올랐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1.46으로 4위였다.

투수 개인별로 보면 13승의 샘슨이 한화의 유일한 10승 투수다. 불펜에서 맹활약한 안영명(34)이 8승, 송은범(34)이 7승을 거뒀다. 다음으로 김재영(25)과 장민재(28)가 각각 6승씩을 거뒀다. 김민우(23) 5승, 정우람(33)이 5승 순이었다. 샘슨을 제외하면 불펜진이 선발진보다 승수를 더 챙기는 구조였던 셈이다.

한화는 올해 99개의 실책을 범했다. 리그 6위였다. 수비의 중심을 잡아줘야할 유격수 하주석(24)이 18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포수 최재훈(29)의 도루 저지율은 32.5%였지만, 지성준(26)은 20.5%로 낮았다. 가장 돋보인 부문 중 하나가 도루 분야다.

182번의 시도에 118번을 성공했다. 도루 시도나 성공 횟수 모두 리그 1위였다. 64.8%의 도루 성공률은 9위였다. 고민해볼 대목이다. 61개의 주루사로 리그 2위를 기록한 점 또한 마찬가지다.

종합해보면 한화의 최우선 고민은 외국인 구성이 아니라 토종 선발진의 구성일지 모른다. 올해 보여준 토종 선발진으로는 내년 시즌의 좋은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타선 또한 꾸준히 타석에 들어설 수 있는 내구성을 갖춘 3할 타자가 좀더 배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주석의 수비력 향상도 필요하다. 주루 플레이에서의 신중함도 요구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