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강제징용 사실을 계속 감추고 있다.”
‘한국 홍보 전문가'로 유명한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는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과 세계유산위원회 21개 위원국에 편지를 보냈다고 23일 밝혔다. 아줄레 총장에게는 편지, 21개 위원국에는 이메일이 발송했다.
아줄레 사무총장 앞으로 보낸 우편물 안에는 지난 2015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하시마(군함도) 탄광, 다카시마 탄광, 미이케 탄광, 야하타 제철소 등을 서 교수가 직접 답사해 찍은 사진 자료들과 현 상황을 적시한 내용이 들어 있다.
서 교수는 편지에서 “사진 속 장소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일본 정부는 강제징용 사실을 알리는 정보센터 설치 등 후속조치를 약속했지만 아직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이 강제징용 사실을 계속 감추고 있다는 의미다.
서 교수는 “일본이 강제징용 사실을 알리는 정보센터 설치를 유네스코와 약속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는다”며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세계유산 등재를 철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요구했다.
지난해 말 일본 정부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센터에 대한 보전 상황 보고서'에서 정보센터를 강제징용 지역과 거리가 먼 도쿄에 설치하도록 했는데, 이는 일종의 ‘꼼수’라는 게 서 교수의 설명이다.
규슈지역 내 강제징용 지역을 직접 답사한 결과도 알렸다.
서 교수는 “올해 6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다시 한번 일본에 후속 조치 이행을 촉구했다”면서 “그러나 답사해보니 세계유산 등재 이후 새롭게 생긴 모든 안내판에 ‘강제징용' 단어가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유네스코의 지속적인 압박만이 일본을 움직이게 할 것이라는 호소도 담았다.
서 교수는 “유네스코 등재 이후 새롭게 만든 전시관, 앱 서비스, VR 제공 등 단지 관광지로만 홍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 세계적인 여론으로 일본을 압박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판단해 유네스코에 자료를 보내게 됐다”고 밝혔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