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거리 딜러 ‘뱅’ 배준식이 서부로 떠난다.
북미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십 시리즈(NA LCS) 소속 100 씨브스는 23일(한국시간) 게임단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채널을 통해 배준식의 영입 사실을 발표했다. 배준식이 이전 소속팀 SK텔레콤 T1과 작별한 지 3일 만이다.
이로써 100 씨브스는 4명의 한국인과 함께 차기 시즌을 준비하게 됐다. 앞서 이들은 탑라이너 ‘썸데이’ 김찬호와 재계약을 맺고, ‘후히’ 최재현을 새 미드라이너로 낙점한 바 있다. 기존 미드라이너였던 ‘류’ 류상욱은 코치로 보직을 변경했다.
역사의 한 페이지가 넘어가는 시점이다. 역대 최고 원거리 딜러로 꼽히는 배준식은 2013년 SKT 입단 이후 팀 황금기를 이끈 주역으로 활약해왔다. 그는 붉은 유니폼을 입고서 팀의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2차례 우승과 1차례 준우승에 기여했다.
배준식은 2015년 SKT가 단일팀으로 재편되면서 전성기를 맞이했다. 그해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서머 시즌을 연이어 제패했다. 더 나아가 롤드컵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 올리면서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원거리 딜러로 발돋움했다.
평탄하기만 했던 5년은 아니었다. 위기도 있었다. 2017년 서머 시즌 2라운드부터 지독한 슬럼프를 겪었다. 특히 가장 중요한 무대였던 롤드컵에서 극도의 부진에 빠졌다. 그러나 배준식은 2018년 완벽하게 부활을 선언, 다시금 수준급 활약을 이어나갔다.
새로운 도전을 원했던 배준식은 20일 SKT와 계약을 종료, 자유 계약(FA) 신분을 얻었다. 그는 “지난 6년간 LCK에서 활동하면서 저를 응원하고 지지해주셨던 모든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지금부터는 오픈 마인드로 여러 지역팀들과 얘기를 나누고 싶다”며 해외로 눈을 돌리겠다는 의사를 전한 바 있다.
이제 배준식은 LCK가 아닌 북미 지역 원거리 딜러들과 실력을 겨룬다. 북미 지역에서 독보적 실력을 가졌다고 평가되는 ‘더블리프트’ 일량 펭과도 맞대결이 예고된다. 배준식은 팀의 입단 발표 후 개인 SNS를 통해 ‘더블리프트’에게 “곧 보자(See you soon)”고 도발했다. ‘더블리프트’는 의미심장한 사진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