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사기 논란이 인 가수 마이크로닷 사건이 공론화될 무렵, 피자 프랜차이즈 피자헛을 걱정하는 네티즌이 적지 않았다. 16일 출시된 피자헛 신제품과 함께 공개되기로 예정된 광고에 마이크로닷 출연 소식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광고가 나오자마자 폐기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했다. 그러나 피자헛의 결정은 조금 남달랐다.
피자헛은 22일 유튜브 채널 등에 마이크로닷이 출연한 광고를 재편집해 공개했다. 주인공이나 마찬가지인 마이크로닷의 출연분은 삭제했고, 그 부분을 광고 콘티(혹은 스토리보드)로 대체했다. 마이크로닷외 다른 출연자가 나오고, 마이크로닷 부분은 광고 연출 모습을 대략 그린 콘티로 넣었다. 피자헛이 공개한 2편의 광고에는 “온에어 3일 전 모델 이슈로 불가피하게 모델 출연 분량을 삭제 후 재편집한 영상으로 영상이 흐름이 다소 당황스러울 수 있으니 양해 부탁드린다”는 메시지가 맨 처음 나온다.
“모델을 콘티로 대신한 또 하나의 피해자 피자헛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마이크로닷은 최근 ‘부모 사기 도주설’이 커뮤니티에 퍼지자 “사실무근이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밝혔다가 21일 “피해자들에게 두 번 상처를 드렸다”며 고개 숙였다. 마이크로닷은 20년 전 자신이 어렸을 때 일어났던 일이라 최근까지도 몰랐다면서도 “아들로서 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마이크로닷 형제가 방송 출연을 활발하게 해온 2년 전부터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다수의 이들이 커뮤니티와 형제의 소셜미디어에 피해 상황을 반복해 올렸다는 점과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누군가에 의해 꾸준히 삭제됐다는 얘기가 다수의 피해자로부터 계속 제기되고 있다.
마이크로닷은 부모의 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이 나서겠다면서 “늦었지만, 부모님께 피해를 입으셨다고 말씀하신 분들을 한 분 한 분 직접 만나 뵙고 말씀을 듣겠다”고 했다.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은 커뮤니티와 페이스북 등에서 ‘과거 충북 제천에서 마이크로닷의 부모가 금전적 손해를 끼치고 뉴질랜드로 도망쳤다’고 말했다. 이들은 20년이 지난 일이지만, 그의 자녀인 마이크로닷이 TV에서 활동하는 것도 모자라 부모까지 방송에 얼굴을 비추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뉴질랜드에서 식당을 하는 마이크로닷의 부모는 ‘도시어부’에 출연한 적이 있다. 논란이 일자 마이크로닷의 부모는 한국 입국 의사를 밝혔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