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수 정비 작업이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외국인 타자 재계약 및 영입 소식은 더디기만 하다.
거포형 여부와 팀내 빈 포지션 등 맞춰봐야 할 조각들이 제법 되기 때문이다. 또 투수보다는 타자들이 적응 기간이 오래 걸리고 실패 사례도 많았기에 신중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외국인 타자 영입을 가장 먼저 전한 구단은 KIA 타이거즈다. 2년 동안 KBO리그에서 맹활약한 외야수 로저 버나디나(34)를 내보내고, 제레미 해즐베이커(31)를 영입했다. 호타준족형으로 알려져 있다. KIA에는 없었던 ‘30홈런’이 가능한 타자인지는 여전히 물음표가 찍혀 있다.
한화 이글스도 제라드 호잉(29)과의 재계약을 서둘러 끝냈다. 올해 30홈런과 23도루, 타율 0.306의 활약으로 이미 검증을 마친 상태라 계약은 쉬웠다. 올해 70만 달러에서 140만 달러로 대폭 인상한 금액에서 손을 잡았다.
또 재계약 통보 마감 시한인 25일까지 양측이 손을 잡을 것으로 예상되는 외국인 타자는 SK 와이번스 제이미 로맥(33), 넥센 히어로즈 제리 샌즈(31), 삼성 라이온즈 다린 러프(32),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28) 정도다.
이밖에 두산 베어스, 롯데 자이언츠, LG 트윈스, NC 다이노스는 새로운 타자 영입에 나서고 있지만, 선뜻 정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는 올 시즌 외야수 지미 파레디스(30)와 스캇 반슬라이크(32)를 데려왔지만 시즌 도중 방출이라는 아픔을 겪었다. 파레디스는 21경기에서 0.138, 반슬라이크는 12경기에서 0.128을 기록한 뒤 두산을 떠났다. 한국시리즈에선 SK 와이번스에 패하면서 외국인 타자 부재를 절감했다. 그러기에 거포 외야수 또는 1루수를 찾고 있다. 이와 함께 KBO리그에서 검증을 마친 선수를 뽑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롯데 자이언츠는 고심 끝에 2루수 앤디 번즈(28)를 내보냈다. 외야에는 자원이 넘쳐나고 있는 상황이어서 거포 내야수를 뽑는 게 상책이다. LG 트윈스도 거포 1루수를 구하고 있다. 외야수 김현수(30)를 1루에 돌려막기도 했지만, 확실한 한 방을 갖춘 1루수를 찾는 게 최적이다.
NC 다이노스 재비어 스크럭스(31)는 올해 26개의 홈런을 쳤지만 타율은 0.257에 불과했다. 포지션에 구애받기보다는 한 방 능력과 함께 정교함까지 갖춘 외국인 타자가 필요한 것이다. 100만 달러라는 신규 외국인 몸값 제한 속에서 이런 조건을 모두 갖춘 외국인 타자를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