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유명 패션브랜드 ‘돌체앤가바나’가 동양인을 비하하는 듯한 광고를 내보내 중국서 역풍을 맞고 있다.
21일 중국 매체 왕이 등에 따르면 돌체앤가바나는 이날 저녁에 열릴 예정이었던 상하이 패션쇼 행사(더 그레이트 쇼)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전날 돌체앤가바나가 공개한 광고에서 시작됐다. ‘Eating With Chopsticks’(젓가락으로 먹기)라는 광고 영상에는 붉은 드레스를 입고 화려한 악세사리를 한 중국인으로 보이는 여성이 등장한다. 그는 긴 젓가락으로 피자, 스파게티, 카놀리 페이스트리 등 이탈리아 음식을 먹으려 애쓴다.
중국 네티즌은 즉각 반발하며 보이콧을 선언하고 나섰다. 이들은 “동양주의에 대한 반감을 너무 노골적으로 표현했다” “고정적인 관념에서 모든 중국인을 특징화한 데 대해 불쾌감을 느낀다” “너무도 어리석고 문화적으로 무감각하다”고 지적했다.
이후 회사의 디자이너이자 공동 창업자인 스테파노 가바나는 한 네티즌과 논쟁을 벌이면서 “(중국은) 똥 같은 나라”라고 모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은 거세졌다.
급기야 패션쇼에 초대된 장쯔이, 천쿤, 리빙빙, 황사오밍, 왕쥔카이 등 연예인들은 잇달아 불참을 선언했다. 리빙빙은 웨이보에 계정에 “나는 조국을 사랑한다”고 썼고, 장쯔이는 “DG가 굴욕을 자초했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스테파노 가바나는 “내 SNS 계정은 해킹당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나는 중국과 중국 문화를 사랑한다.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회사 측 공식 웨이보에는 “사실과 다른 말로 중국과 중국 국민에게 상처를 입힌 데 대해 사과하고 중국과 중국 문화에 대한 변함 없는 사랑과 존중을 표한다”라는 입장문이 올라오기도 했다.
앞서 돌체앤가바나는 화보와 광고 등으로 여러 논란을 빚어왔다. 2016년에는 아시안 남녀모델이 스파게티를 게걸스럽게 먹는 장면을 백인 모델들과 대비시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같은 해, 가죽으로 만든 노예 샌들을 만들어 팔기도 했다. 2013년에는 흑인 노예 여성을 떠올리게 하는 귀걸이를 만들었고, 2007년에는 성폭력을 미화하는 듯한 화보를 선보였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