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RUNAWAY, RUN AGAIN ①

입력 2018-11-21 18:31
치열한 경쟁을 뚫고 분홍색 유니폼을 거머쥔 러너웨이 2기 선수들. 오는 24일 개막하는 오버워치 컨텐더스 코리아 시즌3를 통해 대중에 첫 선을 보인다. 러너웨이

오버워치 게임단 러너웨이가 다시 달린다. 새로운 선수들과 함께 달린다. 2017년 오버워치 APEX 시즌2와 시즌4 준우승, 2018년 오버워치 컨텐더스 코리아 시즌2 우승의 영광을 뒤로하고 새 신발 끈을 조인다.

본보는 러너웨이의 수장 이현아 게임단주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1부에서는 오버워치 컨텐더스 코리아 시즌3를 통해 데뷔하는 러너웨이 2기 출범을 말한다. 2부에서는 최근 오버워치 리그 진출을 발표한 러너웨이 1기와의 여정을 다룰 예정이다.

끝까지 고심했던 러너웨이 2기 출범

러너웨이는 지난 8월 오버워치 컨텐더스 코리아 시즌2 우승으로 ‘무관의 제왕’ 꼬리표를 뗐다. 우승 세리머니 무대는 곧 송별회가 됐다. 당시 팀을 대표했던 ‘학살’ 김효종 등 선수들은 최근 오버워치 리그로 떠났다. 이제 새 팀에서의 공식 입단 발표만을 남겨놓고 있다.

사람이 좋아 모인 팀이었다. 사람이 모두 떠났다. 팀 운영 지속 여부를 두고 다양한 관측이 나왔다. ‘꽃빈’ 이현아 게임단주 역시 러너웨이 향후 운영 여부를 두고 고심했다. 그는 지난 2월 이 남편이자 초대 게임단주인 ‘러너’ 윤대훈이 입대하면서 명패를 이어받았다.

“운영을 고민했죠. 오버워치 컨텐더스 코리아 시즌1과 시즌2까지는 (1기 선수들에 대한) 책임을 마지막까지 지자는 마음이었어요. 시즌2 우승 이후 주변에서 ‘박수 칠 때 떠나라’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2기 선수들이 1기 선수들만큼 잘할 거라는 확신도 없었고요.”

하지만 이 게임단주는 결국 다시 한번 신발 끈을 조여 매기로 결정했다.

“e스포츠에 재미를 느낀 게 첫 번째 이유였어요. 해외에서도 러너웨이를 좋게 평가를 해주셨고요. 물론 가장 중요한 건 제 생각이었어요. 저는 러너웨이와 함께하는 게 재밌다고 느껴졌어요. 제게서 러너웨이가 사라진다면 허전할 거 같았죠.”

이제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이다. 간판급 선수를 모두 떠나보낸 러너웨이는 최근 선수 모집 및 선발을 끝냈다. 다른 팀들보다 늦게 모집 공고를 냈다. 그럼에도 국내 최고 인기 팀답게 많은 지원자가 몰렸다. 모집 기간이었던 5일 동안 약 300명이 지원했다.

이 게임단주는 “처음엔 막막했다. 2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1기 선수들과는 또 달랐다”고 선수 선발 당시 심경을 밝혔다. 입단 테스트에 지원한 선수 대다수는 오프라인 무대 경험이 없었다. 한국이 아닌 중국과 대만 등지에서 활동했던 선수들도 있었다.

이 게임단주는 장고 끝에 6명의 선수를 선발해 러너웨이 2기를 출범했다.

이 게임단주가 선수 모집 과정에서 가장 중시한 건 ‘간절함’이었다. 그는 “이곳저곳에서 연습 테스트를 보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러너웨이로 오고 싶어 하는 선수가 있다. 그게 보인다. 그리고 그런 마음이 있어야 연습을 열심히 한다”고 선수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러너웨이 ‘꽃빈’ 이현아 게임단주는 유명 유튜브 크리에이터이기도 하다. 현재 그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수는 약 74만 명이다. 러너웨이

러너웨이 2기의 버팀목이 될 탱커진은 전혀 다른 성향의 두 선수가 맡는다.

“러너웨이 2기는 10대 선수가 주를 이룰 만큼 연령대가 낮아요. 여섯 선수 중 다섯 명이 미성년자예요. 막내는 메인 탱커 ‘매그’ 김태성입니다. 수줍음이 많고 순수하지만, 연습 때 지면 잠을 설칠 정도로 승부욕이 강한 친구예요.”

“서브탱커 ‘QoQ’ 유성준은 예전 MVP 스페이스에 몸담았던 선수예요. 잘하는 선수란 걸 아는 상태에서 뽑았어요. 평소엔 4차원 성격이지만 게임에만 들어가면 정말 진지하고요. 나이가 많은 편이어서 선수단의 멘탈을 잘 잡아주고 있어요.”

스포트라이트가 쏠리는 딜러진은 어리고 피지컬이 좋은 선수들로 구성했다.

“메인 딜러 ‘희수’ 정희수는 엘리먼트 미스틱 연습생이었어요. 대회 경험을 쌓고 싶어 러너웨이에 들어왔다고 해요. 가장 승부욕이 강한 선수죠. 그 승부욕을 제어하는 게 제 역할이고요. 만 16세인데 막내 같지 않은 선수입니다.”

“서브 딜러 ‘슈위’ 이동재는 다른 팀 테스트에 합격한 상태에서 입단을 취소했어요. 러너웨이 테스트를 보고 싶다는 이유에서였대요. 저희 팀에 들어오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자신의 실력을 믿었던 것 같아요. 겐지를 잘하는 선수예요.”

힐러진은 루시우와 아나 스페셜리스트다.

“메인 힐러 ‘이재곤’은 활발하고 적응력이 뛰어난, 그리고 잘 웃는 선수예요. 얄미울 만큼 루시우를 잘하는 친구죠. 서브 힐러 ‘강남진’은 맏형이지만 막내 같은 선수고요. 공개 테스트 1일 차보다는 2일 차에 더 잘했고, 2일 차보단 3일 차에 더 잘했어요. 앞으로가 더 기대돼요”

러너웨이 2기는 24일 개막하는 오버워치 컨텐더스 코리아 시즌3를 통해 데뷔한다. 이름뿐인 디펜딩 챔피언. 성적을 장담하기란 쉽지 않다. 이 게임단주도 ‘내려놓자’는 마음가짐이다. 그는 “4강까지 진출해 ‘1기가 만든 유산’ 시드권만 지켜도 다행일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이 게임단주는 이번 대회가 러너웨이의 운영 노하우를 증명할 기회라고 생각한다.

“로스터도 전부 바뀌고 사실상 새로 시작하게 된 팀이에요. 게임단주만 그대로죠. 선수 선발 및 관리, 연습 방식 등 노하우를 증명할 기회라고 생각해요. 우승까지는 힘들겠지만 최대한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러너웨이는 2016년 창단한 오버워치 1세대 게임단이다. 2기 선수들은 이 게임단주의 각오처럼 오버워치 컨텐더스 코리아 시즌3에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러너웨이 2기는 24일 대회 개막 경기인 긱스타전을 통해 대중에 처음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