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 한국-일본, 11월 A매치 나란히 선전

입력 2018-11-21 14:25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 뉴시스

한국과 일본 축구가 연속 무패의 파죽지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통적인 아시아축구 강호로 꼽히는 양국은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의 막강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0일 우즈베키스탄과의 A매치 평가전에서 4대 0 대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 승리로 A매치 6경기 연속 무패(3승 3무)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이는 지난 1997년 대표팀 전임 감독제 시행 이후 최다 연속 경기 무패 신기록이다.

일본 역시 상승세가 무섭다. 같은 날 키르기스스탄과의 평가전에서 4대 0으로 완승했다. 키르기스스탄이 아시안컵 C조에서 만나게 될 상대인 만큼 벤투 감독도 충분히 참고해볼 만하다.

일본은 이날 승리로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 부임 후 5번의 평가전에서 4승 1무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 16일 베네수엘라와의 경기에서 1대 1로 비기며 발목을 잡혀 연승 행진은 끝났지만, 키르기스스탄을 꺾으며 무패행진은 이어가고 있다. 그간 대표팀의 살림꾼 역할을 했던 베테랑 수비수 나가토모 유토는 11월 A매치에 기흉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이번 11월 A매치는 아시안컵을 대비해 실험적인 선수단을 구성했다는 점에서 양국 모두에게 의미가 있었다. 아시안컵을 앞둔 마지막 리허설 무대에서 얻고자 하는 목표를 모두 얻었다.

벤투 감독은 지난 4차례 A매치에서 첫 옵션으로 내세웠던 주전 선수들이 대거 빠진 상황에서 공수를 아울러 새판을 짜야 했다. 손흥민 기성용 황희찬 장현수 정우영 등 대부분 주축이 각각의 사정으로 빠졌지만 한국은 정체성을 유지했다.

결과적으로 이들의 부재가 전화위복이 됐다. 그간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던 선수들의 재발견과 함께 플랜B를 구축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팀 전체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0대 0으로 끝났던 칠레와의 평가전을 제외한 남은 5차례의 경기에서 모두 선제골을 기록했다는 점은 벤투 감독의 공격 전술이 효과적으로 적중했다는 방증이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 AP뉴시스

모리야스 감독은 키르기스스탄과의 경기를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에서 “완전히 다른 선수를 내보내 선수층을 두껍게 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벤투 감독이 호주로 떠나기 전 “많은 선수를 기용해 경험하면서 알아가는 과정이었으면 한다. 원정 두 차례 평가전을 통해 새로운 선수뿐 아니라 그동안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들도 우리 스타일에 맞출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던 것과 일맥상통한다.

일본은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 11명 중 10명을 자국 J리그에 소속된 선수들로 구성하는 파격적인 선발라인을 꺼내 들었다. 유일한 해외파는 왼쪽 미드필더로 출전한 하라구치 겐키(하노버)가 전부임에도 4골을 폭발시키며 압도적인 승리를 했다. 최근 4경기에서 3골 이상을 기록하는 매서운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

모리야스 감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한국을 상대로 패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아시안컵에 임하는 각오가 특별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마지막 평가전을 기분 좋게 마무리한 한·일 양국의 경쟁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