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PC방 살인사건’ 피의자 김성수(29)씨가 “(무시받는 게) 억울해서 죽였다”고 말한 배경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억울한 감정을 강조하며 동정심을 유도하려는 자기중심적 태도라고 분석했다.
김씨는 21일 오전 9시 서울 양천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는 호송차에 오르기 전 “무시 받았다는 생각에 과거 생각도 나면서 평생 이렇게 억울하게 살아야 하나 싶어 나도 죽고 피해자도 죽이고 싶었다”고 범행을 저지른 이유를 밝혔다. 김씨는 ‘무엇이 억울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따금씩 거친 숨을 몰아쉬며 화를 참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MBN방송에 출연해 “(김씨가) 과한 호흡을 해가며 자신의 증상을 과잉 호소하고 있다”며 “사람들의 동정을 유도하려는 태도”라고 분석했다. 또 “그런 모습 때문에 심신미약이 아니라고 판정이 나온 것이고 상당한 고의성을 가지고 자신의 입장만을 피력하려는 범죄자가 보일 수 있는 자기중심적 태도”라고 봤다. 함께 나온 최명기 정신과 전문의도 “억울하다는 본인의 감정으로 인해 감정이 격앙되다 보니 얘기하면서 계속 숨이 차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씨는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사건의 원인을 피해자 탓으로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피해자가) 네가 나를 죽이지 않는 이상 너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한 말이 머릿속에 남았다”며 “단지 치워달라고 한 게 그렇게 큰 잘못인가 하는 그런 억울함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평생 이렇게 억울하게 살아야 되는 것처럼 생각하니까 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며 “그러다보니 피해자에 대한 두려움이나 망설임 같은 것들이 사라져 같이 죽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동생의 무죄를 주장하던 이전과 달리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동생도 벌을 받아야 된다”고 태도를 바꿨다.
경찰은 “동생은 싸움을 말리려 한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CCTV 확인 결과 동생은 피해자의 허리 부위를 양손으로 잡아당기는 방법으로 직접 힘을 행사했다”면서 “형이 피해자를 폭행할 당시에도 말리지 않고 계속 피해자를 잡고 있었다”며 김씨 동생을 공동폭행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