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0억 달러(약 2조2500억원)의 투자를 받게 됐다. 쿠팡은 2015년 소프트뱅크 그룹으로부터 10억 달러 투자를 받아 국내 인터넷 기업 중 사상 최대 규모 기록을 세웠던 자신의 기록도 새로 쓰게 됐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 겸 CEO는 20일 “김범석 대표가 보여준 거대한 비전과 리더십은 쿠팡을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리더이자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인터넷 기업 중 하나로 성장시켰다”면서 “고객들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 쿠팡과 손잡게 돼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손 회장이 두 차례에 걸쳐 거대 자금을 쿠팡에 투입한 데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급성장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 이커머스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며 세계 5위 규모의 시장이 됐다. 특히 쿠팡은 기술력 향상과 수익성 개선으로 한국 최대 이커머스 업체로 몸집을 키웠다. 지난 2016년 4분기부터 수익성의 주요 지표로 사용되는 공헌이익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매출은 2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쿠팡의 성장에는 전략적 베팅을 통한 기술 혁신이 있었다. 주문하면 다음 날 물건을 받아볼 수 있는 ‘로켓배송’과 하룻밤 사이에 배송량이 두 배로 늘어나는 갑작스러운 수요 증가를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클라우드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쿠팡의 결제 서비스인 ‘로켓페이’(전년 대비 200% 성장)는 원터치 결제와 같은 더욱 편리한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고속 성장 중인 이커머스 시장에서 ‘승자 독식' 구도를 구축하기 위해 전략적 투자를 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쿠팡은 1억2000만 종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고 9월 현재 로켓배송의 누적 배송량은 10억 개를 넘어섰다. 로켓배송으로 하루 배송하는 물량도 100만 상자를 넘어섰다. 쿠팡에서 1년에 50회 이상 구매하는 고객은 수백만 명에 이르고 한국인 두 명 중 한 명이 쿠팡의 모바일 앱을 설치했다.
김범석 대표는 “쿠팡은 그동안 고객의 삶을 획기적으로 편하게 만들 수 있는 기술 혁신을 위해 쉬지 않고 달려왔다”며 “소프트뱅크와의 파트너십으로 데이터와 물류, 페이먼트 플랫폼을 혁신하고 고객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생각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