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정치 복귀 선언에 한국당 뺀 정당들 “웰컴~”

입력 2018-11-20 19:45 수정 2018-11-20 19:59

지난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페이스북 정치’에 열심이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현실정치 복귀를 선언하자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가 ‘격하게’ 반겼다. 환영의 입장 표명이 이어졌지만, 실상 홍 전 대표를 희화화하거나 냉소를 담은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전직 야당 대표의 복귀 선언에 각 정당이 일제히 논평을 낸 것도 드문 일이다.

바른미래당은 “명불허전 홍준표식 화법으로 한국당이 해체되는 데 밀알이 돼 달라”는 논평을 냈다. 김익환 바른미래당 부대변인은 “혜경궁 김씨 문제로 궁색한 변명만 늘어놓고 있는 정부 여당 입장에서 홍 전 대표의 정계 복귀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단 말인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부대변인은 “은퇴 없이 어떻게 복귀가 가능한지, 홍 전 대표만의 비법이라도 있는 것인지 블랙코미디의 진수가 아닐 수 없다”고도 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수시로 현안에 미주알고주알 참견하는 바람에 언제 떠났는지 국민은 인지도 못 했지만, 복귀를 한다니 일단 격하게 환영한다”고 서면브리핑을 통해 말했다. 최 대변인은 “홍 전 대표가 꼭 한국당의 종신 대표직을 맡아 수구 보수의 소멸이라는 대업을 이뤄주길 바라고 있었다. 이제 그 꿈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고 비꼬았다. “홍 전 대표에게 통째로 시장을 뺏기지 않으려면 개그계는 특단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결국 한국당에는 골칫거리가 하나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 한국 정치에서 최대 문제가 보수의 대표정당인 한국당이 정처 없이 헤매는 것인데, 홍 전 대표의 복귀로 한국당의 좌표는 더욱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는 게 그의 전망이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트위터에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위해 반대편에서 큰 일 해주시리라 믿는다. 속히 복귀하셔서 살인성인의 자세로 큰 웃음 선사해 주시길 바란다”는 글을 남겼다.

한국당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았다. 홍 전 대표와 거리를 두려는 분위기가 짙다. 장제원 의원은 KBS1 방송에 출연해 “(홍 전 대표의 선언이) 한국당 전당대회 출마, 정치 일선에 복귀한다는 것보다는 보수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려는 것 같다”고 관측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3주기 추모식 참석차 국회 의원회관을 찾은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홍 전 대표와 관련해 “우리 당은 오는 분들 모두를 포용한다”면서도 “만약 당을 해치거나, 분열시키는 행위가 있으면 당연히 정당의 규제에 따라 출당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난 지방선거 패배 직후 야당 대표를 물러나면서 나는 홍준표가 옳았다는 국민들의 믿음이 바로 설 때 다시 돌아오겠다고 했다. 최근 국민의 절반 이상이 홍준표의 말이 옳았다고 지적한 데 힘입어 다시 시작하고자 한다”면서 “현실정치로의 복귀”를 선언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