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0일 오후 3시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10개를 폭파 방식으로 파괴했다. 남북이 9·19 군사합의에서 GP를 시범 철수키로 한 데 따른 것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북측은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해 시범 철수대상 GP 10개를 20일 오후 3시에 일괄 폭파할 것임을 우리 측에 사전 통지했다”며 “오후 3시부터 4분간 폭파 작업이 진행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폭파 방식으로 GP를 파괴한 것은 처음이다. 최근 북한은 중부전선에서 해머로 GP를 깨부수는 모습이 관측된 바 있다.
남북 군 당국은 각각 GP 10개씩을 11월 말까지 파괴할 계획이다. GP 철수 및 파괴 상태에 대한 검증은 12월 말까지 실시할 예정이다.
우리 군 당국은 지난 15일 한 GP 상부의 구조물을 460파운드 TNT 폭약으로 폭파하는 등 GP 10개를 파괴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환경 보존을 위해 주로 굴착기를 이용하고 있지만 굴착기로 부수기 어려운 곳은 폭파한다.
남북은 파괴 중인 GP 20개뿐 아니라 DMZ 내 남측 60여개, 북측 160여개 모든 GP에서 화기·장비·병력을 철수할 계획이다. 다만 GP를 모두 파괴한다는 합의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남북은 GP 파괴 작업에 대한 평가를 거친 뒤 나머지 GP 파괴 여부를 논의키로 했다.
앞서 남북은 각각 GP 11개를 시범적으로 파괴한다고 합의했다가 보존 가치를 따져 1개씩 남겨놓기로 했다. 국방부는 GP 시설 일부를 베를린장벽 잔해처럼 남겨 별도 시설에 전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