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는 20일 2019년 FA 자격 선수로 공시된 22명 중 FA 권리 행사의 승인을 신청한 선수 15명의 명단을 공시했다. 미신청자가 7명이나 된다. 그들의 FA권리 포기 사연은 제각각 다르다.
우선 두산 베어스 장원준(33)이다. 4년전 84억원의 대박 FA계약을 맺고 롯데 자이언츠에서 이적했다. 이적 이후 지난해까지 3년 동안은 말그대로 두산의 에이스였다. 그리고 꾸준했다. 12승, 15승,14승을 거뒀다. 2015년과 2016년 두산 우승의 주역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3승 7패 2홀드가 장원준의 성적이다. 통산 129승을 올린 장원준이다.
장원준의 올해 연봉은 10억원이다. 단년 계약을 맺어야 하는 처지다. 올해 성적만 놓고 본다면 삭감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내년에 재기에 성공한다면 또 한번의 대박 기회는 잡을 수 있는 장원준이다.
삼성 라이온즈 박한이(39)도 장원준만큼 꾸준함의 대명사다. 2001년부터 2016년까지 16시즌 연속 100안타를 때려냈다. 삼성에서만 뛰었다. 2097경기 출장, 2155안타, 893타점, 1205득점,1019볼넷이 말해주듯 그는 이미 삼성의 레전드다. 선수 생활의아름다운 마무리가 중요한 시점이다. 모험보다는 마무리에 방점을 찍은 행보다. 삼성 구단 또한 이런 점을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윈윈할 수 있는 협상 결과가 기대된다.
삼성 손주인(35)도 비슷하다. 2002년 2차 3라운드 24순위로 삼성에 입단했다. 2012년까지 삼성에서 뛰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LG트윈스에서 뛰다 올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삼성으로 복귀했다. 삼성에 대한 애착이 강한 그다. 화려하지 않지만 건실하게 내야를 지켜주는 그다. 몇년 더 뛸 수 있는 충분한 나이이기도 하다. 그러나 모험보다는 생존에 무게를 뒀다. 그리고 은퇴 이후까지 생각했을 그다.
롯데 자이언츠 이명우(37)는 올해 59경기에 나왔다.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5.32이었지만 롯데에선 없어서는 안될 소금같은 왼손 불펜 자원이었다. 2002년 2차 2라운드 14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뒤 올해까지 롯데에서만 뛴 ‘원클럽맨’이다. 모험보다는 선수생활을 롯데에서 마무리짓고 싶다는 생각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 장원삼(35)은 선수 생활 연장을 위해 이미 방출을 요구한 상태다. LG와의 이적 협상도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KIA 타이거즈 임창용(42)은 타의로 시장에 나온 케이스다. 지난해 FA자격을 얻고도 권리 행사 대신 잔류를 선택했던 그다. 올해 37게임에 나와 5승5패 4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5.42를 기록했다. 아직도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한해였다. 그러나 방출됐다. 새로운 팀을 모색하고 있다. 40대 베테랑 투수의 생존 길이 쉽지는 않은 겨울이다.
KT 위즈와 재계약에 실패한 박기혁(37)은 FA자격을 얻었지만 은퇴를 택한 케이스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