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모델 약 200명의 노출 사진을 불법 음란물 사이트에 유포한 남성 80여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사진들은 이른바 ‘비공개 촬영회’에서 찍힌 것으로, 이 중에는 과거 촬영회에서 노출 사진을 강요당했다고 주장한 유튜버 양예원씨의 사진도 포함돼 있었다.
인천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불법 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해온 A씨(24)를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다.
A씨가 운영한 사이트에 여성 모델의 나체 사진을 올리거나, 여성의 나체 사진을 직접 찍어 유포한 수의사 B씨(35) 등 86명도 불구속 입건됐다.
해당 사이트는 지난해 9월부터 운영됐다. 서버를 미국에 두고 있으며, A씨는 이 사이트 광고료 등을 통해 12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사이트에는 비공개 촬영회에서 찍은 사진과 영상을 올리는 전용 게시판이 있었다고 한다. 전 여자친구, 부인의 신체를 불법 촬영해 공개하는 ‘인증·자랑 사진 게시판’도 운영됐다. 사이트 가입자는 33만명에 달한다. 경찰은 지난 1년간 음란물 9만1000여건이 유통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여성 모델 202명의 노출 사진을 올린 남성 12명은 직접 찍은 것이 아닌, 누군가가 올린 사진을 다운받았다가 다시 게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 여자친구의 노출 사진 등을 올린 남성 53명은 수의사, 유치원 체육 강사, 대학생, 고등학생 등으로 다양했다. 경찰은 게시판 관리자 역할을 했던 A씨의 공범을 쫓는 한편 다른 음란사이트에 대한 수사도 확대하고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