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관리 의혹서 약물논란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MVP

입력 2018-11-20 09:57 수정 2018-11-20 10:35

두산 베어스 김재환(30)이 2018시즌 MVP에 등극했다. 홈런왕과 타점왕 타이틀을 거머쥔 만큼 올해 성적만 놓고 볼 때 그의 수상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그의 이력에는 언제나 약물 복용 전력이 붙어 있다. 많은 야구팬들은 이 점 때문에 김재환에게 박수를 보내지 않고 있다.

김재환과는 다르지만 다양한 이유로 MVP 수상자가 논란이 됐던 적이 있다. 1984년이다. 롯데 자이언츠의 무쇠팔 최동원은 그해 27승을 거두며 평균자책점도 2.40으로 훌륭했다. 더구나 한국시리즈에서 홀로 4승을 거뒀다. MVP 자격이 충분했다. 그런데 그해 삼성 라이온즈 이만수는 타율 0.340, 23홈런, 80타점으로 타격 3관왕을 달성했다. 문제는 이만수가 3관왕이 되기 위해 시즌 막판 타율 관리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MVP 경쟁에서 밀렸다.

같은 팀에서 너무 많은 후보가 배출돼 표가 갈리면서 다른 팀 선수가 수상한 적도 있었다. 장효조는 타율 0.373으로 1위, 이만수는 홈런왕과 타점왕, 투수 김일융과 김시진은 25승으로 다승왕이었다. 공동 홈런 1위였던 해태 타이거즈 김성한에게 MVP가 돌아갔다.

1993년 양준혁은 영남대를 졸업하고 삼성에 입단했다. 대졸 신인이었던 그는 타율 0.341, 23홈런 2위, 타점 90타점 2위였다. 같은 팀 홈런왕 김성래에게 밀렸다. 프로야구사에 길이 남을 대스타인 양준혁은 한번도 MVP를 수상한 적이 없다.

2006년에는 역대급 투타 최고 선수들이 맞붙었다. 한화 이글스 류현진과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였다. 류현진은 18승 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23을 기록했다. 삼진은 204개나 잡았다. 다승과 평균자책점, 탈삼진 1위였다. 이대호는 타율 0.336, 26홈런, 88타점을 올렸다. 이 부문 모두 1위였다. 결과는 류현진이었다. 고졸 출신인 류현진은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석권하는 유일한 선수로 아직도 남아 있다.

2011년에는 MVP 후보 사퇴라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삼성 오승환이 “최형우를 밀어달라”며 후보직을 내놓은 것이다. 결과적으로 KIA 타이거즈 윤석민이 쉽게 당선됐다.

2015년 에릭 테임즈, 2016년 더스틴 니퍼트의 수상으로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외국인 선수들의 MVP 배제 논란은 과거 계속되기도 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MVP 논란은 언제쯤 없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