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올해 마지막 일전… 의지 남다를 석현준·권경원

입력 2018-11-20 07:05
석현준. 대한축구협회 제공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0일 오후 7시 호주 브리즈번 QSAC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상대한다. 대표팀에겐 올해 마지막 일정인만큼 아직 벤투호에서 보여줄 기회가 적었던 선수들의 의지는 남다르다. 석현준과 권경원은 그런 동기부여가 더욱 특별하다.

석현준은 아직 벤투호에서 뚜렷한 자신의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그의 활약이 미미했다기보단 같은 최전방 공격수 포지션에서 경쟁을 펼치는 황의조의 활약이 너무 뚜렷했다. 황의조는 일본 J리그 6경기 연속골 행진을 시작으로 17일 호주와의 경기에서도 득점포를 쏘아 올렸다. 최근 25경기에서 무려 24골을 몰아넣는 경이적인 골 감각을 이어가고 있다. 이젠 경쟁 구도에서 벗어나 확실하게 파울루 벤투 감독의 첫 번째 옵션으로 자리매김했다. 석현준이 조금 더 분발할 필요가 있다.

석현준은 190㎝ 장신을 바탕으로 공중볼 경합뿐만 아니라 특유의 강인한 피지컬로 공격적인 플레이와 강력한 슛을 가지고 있다. 키핑 능력과 다른 2선 공격수와의 연계 능력도 좋다. 황의조가 빠른 공격 침투와 역습 상황에 강점을 보인다면 석현준은 직선적인 공격 상황과 몸싸움을 통한 공간 확보에 장점을 보인다. 황의조와 다른 공격루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벤투 감독에겐 중요한 카드다.

지동원이 부상으로 두 달여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백업 요원으로서 석현준이 한 발짝 앞서있긴 하지만 안심할 수 없다. 지난 호주전에선 황의조의 부상으로 예상치 못한 시기에 석현준이 투입되긴 했지만 벤투 감독은 매 경기 두 명의 최전방 공격수들을 투입하며 다양한 공격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이번 시즌 K리그 2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나상호도 기지개를 켰다. 석현준이 확실한 두 번째 옵션으로 자리하기 위해선 우즈벡전에서 벤투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어야 한다.

권경원. 뉴시스

권경원도 석현준과 마찬가지로 대표팀 경험이 있는 선수다. 앞서 2018 러시아월드컵 예비 명단에 포함됐지만 최종 23인 명단에서 탈락한 아픈 경험이 있다. 그것으로 대표팀과의 인연은 영영 끝이 나는 듯했지만 붙박이 중앙 수비수던 장현수의 대표팀 제명이 기회를 가져다 줬다. 권경원은 투박한 몸싸움보단 위치선정과 지능적인 플레이를 주로 한다. 공격상황에서 스피드와 세밀함을 매우 중요시하는 벤투 감독의 전술 스타일상 매력적인 카드로 꼽힌다. 장현수와 마찬가지로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소화할 수 있다.

다만 벤투 감독은 김영권과 함께 호흡을 맞출 수비수로 김민재를 낙점한 모양이다. 정승현을 비롯해 신예들인 박지수와 이유현도 출전을 위해 경쟁을 하고 있다. 오랜만에 대표팀에 복귀했으나 경기에 나서기가 쉽지는 않다.

석현준과 권경원은 아직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각각 한국 나이로 28세와 27세인 그들은 이번 아시안컵이 대표팀 옷을 입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아시안컵이 끝나면 벤투 감독에게 주어진 당면과제는 2022 카타르월드컵을 위한 선수단 세대교체이기 때문에 그들이 나설 기회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번 우즈벡전이 그들의 대표팀 경력을 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