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발탁된 10월 A매치에 이어 11월에도 파울루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모습을 드러낼 기회가 없었다. 20일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이 아시안컵 이전 처음이자 마지막 실전무대가 될 수 있다. 이번 시즌 경남의 돌풍을 이끈 박지수 얘기다.
박지수는 지난 10월 벤투호 2기 명단에서 가장 돋보이는 선수였다. 인천에서 방출된 후 프로 레벨에서 벗어나는 K3리그에서도 활약하기도 했던 사실이 알려지며 더욱 이목을 끌었다. 그는 처음 태극마크가 새겨진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나처럼 힘든 선수들이 많다. K3에도 좋은 선수가 많다. 나도 그렇게 올라왔다. 포기하지 않으면 나처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다만 그의 포지션 경쟁이 너무 치열했다. 붙박이 주전이던 장현수가 병역 관련 봉사활동 서류 조작으로 제명됐지만, 김영권과 김민재가 굳건히 버티고 있다. 노련한 베테랑 권경원과 정승현을 넘는 것도 쉽지만은 않다. 꿈에 그리던 A대표팀에 승선했으나 아직까지 단 1분조차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했던 이유다. 훈련 때 벤투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번 우즈벡전에선 박지수가 기회를 받을 가능성도 보인다. 벤투 감독이 호주 원정의 최우선 과제를 주축 선수들의 대체자 탐색으로 선정했기 때문. 여러 선수들을 실험해보며 원석 가리기에 전념하고 있다. 17일 호주와의 경기에선 나상호와 이진현, 김정민이 후반전 모두 교체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권경원과 이유현도 있지만 순번상 박지수의 차례다. 우즈벡전만큼은 박지수가 조금이나마 기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이다.
박지수는 지난 월드컵도, 아시안게임도 참가하지 않았다. 사실상 벤투 감독이 직접 눈으로 보고 발굴한 유일한 자원이다. 그는 데뷔전을 치루기 위해 벤투 감독이 강조하는 후방 빌드업 강화에 매진해왔다.
이미 지난 5차례 A매치를 통해 당면과제인 아시안컵 우승을 위한 정예요원들의 압축은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힌 모양새다. 남은 것은 플랜 B의 실현, 즉 주축들의 빈자리가 생겼을 때 전술적 틀이 유지 가능하도록 대체할 이들이다. 박지수에게 그 기회가 주어질진 벤투 감독의 선택에 달렸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