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소시민서 ‘마약왕’으로… 영화적 매력 즐겨주시길”

입력 2018-11-19 12:11

“기존 영화들에서는 소시민적이고 이웃사촌 같은 느낌을 주로 보여드렸는데, ‘마약왕’에서는 저의 색다른 모습을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배우 송강호는 19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마약왕’ 제작보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작품이 얘기하고자 하는 영화적 매력을 충분히 선보일 수 있다는 게 배우로서의 기쁨이다. 기대하고 극장에 오실 관객 분들이 흥미진진한 두 시간을 보내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마약왕’은 1970년대 대한민국을 뒤흔든 마약 유통사건의 배후이며, 마약계의 최고 권력자로 시대를 풍미했던 실존인물 이두삼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극 중 송강호는 하급 밀수업자로 생활하다 마약 제조와 유통에 눈 뜨게 되면서 마약계의 대부로 거듭나는 이두삼을 연기했다.

‘변호인’ ‘택시운전사’ 등 전작들과 차별화되는 카리스마가 예고됐다. 송강호는 “이두삼은 어둡지만 외면할 수 없는 70년대 사회상을 담고 있는 인물”이라면서 “그을 통해 암울했던 시대를 관통하며 열심히 살아온 이웃들을 엿볼 수 있을 것 같다. 최대한 사실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소개했다.


출연을 결정한 결정적인 이유는 소재의 특이성 때문이었다. 그는 “어렴풋이 70년대에 히로뽕이라는 마약이 우리 사회에 뿌리 내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며 “마약을 전면적으로 다룬 작품은 처음이지 않나. 그런 점에서 저를 포함한 배우들이 많은 매력을 느끼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넷플릭스의 ‘나르코스’ 등 마약을 중심소재로 내세운 해외 대작들이 적지 않다. 차별점을 묻는 질문에 송강호는 “마약세계라는 건 한국이나 미국이나 멕시코나 다 비슷비슷하지 않을까”라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마약 카르텔이 있기 때문에 특별히 한국적인 느낌을 드러낸다기보다 그 세계가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부분을 표현하고자 했다. 고전 명작에서 많이 봐왔던 모습일 수도 있다. 일부러 독창적인 걸 만들어낼 필요가 없었다. 진실 되게 표현하는 게 중요했다. 감독이 과감하고도 용기 있게 연출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마약왕’은 ‘내부자들’(2015)을 연출한 우민호 감독의 차기작이다. 송강호를 비롯해 조정석 배두나 이성민 김대명 김소진 이희준 조우진 등 걸출한 배우들이 함께했다. 송강호는 “영화적인 매력을 흠뻑 즐기고 가시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오는 12월 19일 개봉.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