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찰, 진실보다 권력 택했다”

입력 2018-11-19 09:02 수정 2018-11-19 09:42
YTN 캡처

경찰이 트위터 계정 ‘정의를 위하여(@08_hkkim)’의 소유주가 이재명 경기지사의 아내 김혜경씨라고 결론지은 가운데, 이 지사는 19일 “계정 주인은 제 아내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8시50분쯤 경기도청 앞에서 “경찰은 제 아내가 아니라는 증거가 차고 넘치는 데도 비슷한 것들 몇 가지를 끌어모아 제 아내로 단정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경찰의 수사 내용을 보면 네티즌 수사대보다도 오히려 판단력이 떨어지지 않느냐는 생각이 든다”면서 “보통 트위터에 사진을 올린 뒤 그 사진을 캡처해서 카카오스토리에 올리지는 않는다. 바로 올리면 쉬운데 왜 굳이 그러겠느냐”고 덧붙였다. 앞서 경찰은 2013년 5월 19일 문제의 계정에 이 지사가 전날 올렸던 5‧18민주화운동 희생자 가족의 사진이 게시됐고, 비슷한 시각 김씨의 카카오스토리에도 같은 사진이 올라왔다고 밝힌 바 있다. 김씨의 계정에 올라온 사진은 캡처된 것이었다.

이 지사는 “경찰은 이것이 ‘스모킹 건’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그 계정 소유주와 제 아내가 다른 인물이라는 증거”라며 “경찰이 차고 넘치는 증거 중에서 이미 목표를 정하고, 그게 이재명의 아내라는 데 맞췄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진실보다는 권력을 선택했다는 생각이 든다. 국가 권력 행사는 공정함이 생명이다. 명백한 허위 사실을 공표한 김영환에 대해서는 그렇게 관대한 경찰이 이재명에 대해서는 왜 이리 가혹한지 모르겠다”고 했다.

아울러 “정말 불공평하다”며 “때리려면 이재명을 때리고 침을 뱉으려면 이재명한테 뱉어라. 무고한 제 아내와 가족을 이 싸움에 끌어들이지 말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경찰이 지금 이재명에 대해서 기울이는 노력의 십분의 일만 기득권의 부정부패 척결에 집중했더라면 나라가 지금보다 열 배는 더 좋아졌을 것”이라고 비판한 뒤 “이 저열한 정치 공세의 목표는 이재명이 일을 못 하게 하는 것이다. 더 도정에 집중해서 성과로 그 공세에 답을 해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경기 남부지방경찰청은 지난 17일 김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른바 ‘혜경궁 김씨’로 알려졌던 문제의 계정에 게시된 약 4만개의 글을 7개월간 분석한 결과, 김씨를 계정 소유주로 볼 만한 결정적 증거를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