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보상선수 신화는 없었다’ ‘반인권적’ 선수보상 철폐할때

입력 2018-11-18 21:41 수정 2018-11-18 21:42

지난해 FA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리고 둥지를 옮긴 선수는 모두 4명이다.

4년 115억원을 받은 김현수(30)가 미국 메이저리그 가기 전 원소속 구단인 두산 베어스에서 LG 트윈스로 옮겼다. 4년 88억원을 보장받은 황재균(31)은 메이저리그로 가기전 소속구단인 롯데 자이언츠에서 KT 위즈로 이적했다.

또 롯데 소속이던 강민호(33)는 4년 80억원 조건으로 삼성 라이온즈로 옮겼다. 두산 민병헌(31)은 4년 80억원에 롯데로 이적했다.

이 당시 FA선수들의 보상 선수로 울며겨자먹기식으로 팀을 옮긴 선수들이 있다.

두산은 민병헌의 보상선수로 롯데 외야수 백민기(28)를 지명했다. 출장 경기도 적고 나이도 많았지만,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친데다 정교한 타격과 주루와 수비 능력을 보고 선택했다.

백민기는 올 시즌 23게임에 나와 27타수 6안타, 타율 0.222를 기록했다. 1홈런에 4타점에 불과했다. 다만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었다. 2게임에 나와 4타수 2안타를 때렸다. 정규시즌에 주목받지 못하다가 포스트시즌에서 잠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셈이다.

두산은 또 김현수의 보상 선수로 LG에서 우투수 유재유(21)를 받았다. 올 시즌에는 5게임 출전이 전부였다. 1패, 평균자책점 7.11을 기록했다. 6.1이닝 동안 1홈런을 포함해 11안타나 내줬다. 피안타율은 무려 0.407이나 됐다.

롯데는 KT 선수 가운데 황재균의 보상선수로 우투수 조무근(27)을 뽑았다. 올 시즌 2게임에 출전했다. 0.2이닝 동안 2안타를 맞으며 평균자책점 13.50을 기록했다.

롯데는 강민호의 보상 선수로 삼성 라이온즈 대졸 포수 나원탁(24)을 데려왔다. 개막전 선발 포수였다.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올 시즌 20게임에 나와 24타수 3안타, 타율 0.125을 기록했다.

대박을 터뜨린 FA선수들은 여전히 주목을 받고 있지만, 4인의 보상선수들은 존재감조차 없다. 그들이 원해서 팀을 옮긴 게 아니다.

올해 FA시장도 열렸다. 이들과 같은 처지의 보상 선수가 나올 것이다. 원치 않은 팀으로 옮겨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말그대로 보상선수 제도는 근시대적 규정이다. 그들의 직업 선택의 자유와 인권은 철저히 무시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대박 FA선수들에게만 초점이 맞춰지지 보상선수에겐 아무런 관심이 없다. 보상선수 규정을 없애고, 드래프트권을 주는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할 때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