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는 피해야할 악(惡)” 美 대형교회 목사 설교 시끌

입력 2018-11-18 15:55
미국의 한 초대형 교회 목회자가 요가를 악(惡)으로 묘사하며 기독교인들이 가까이 해선 안 될 대상이라고 지목해 논란이다. 공감하는 의견도 있지만 요가는 종교와 무관하며 몸과 마음을 맑게 해주는 수련일 뿐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스프링필드뉴스리더닷컴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주리 주 오자크 소재 제임스리버 교회(James River Church‧하나님의성회)를 이끄는 존 린델(John Lindell) 목사는 할로윈데이를 앞둔 주일 설교 시간에 “요가는 악령적인 힌두교에서 나온 것으로 사람들을 악령에 사로잡히게 한다”고 말했다. 제임스리버 교회는 2016년 기준 1만 명 이상의 성도가 등록된 초대형 교회다.

린델 목사는 “요가는 사람들의 의식을 넓혀주고 평화와 에너지, 신적 존재를 경험케 하는 목적을 갖고 있다”면서 “바로 이 점이 문제다. 이는 악령적인 힌두교에서 나온 요가가 사람들의 마음을 열게 해 악령에 사로잡히게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존 린델 목사. 페이스북 영상 캡처

린델 목사는 ‘산자세’(Mountain pose)나 ‘하이런지’(Crescent Lunge), ‘전굴자세’(Forward Bend), ‘차투랑가’(Chaturanga) 등 요가의 기본자세를 예로 들면서 “이는 힌두교의 태양신인 ‘수리아(Surya)’를 경배하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요가를 운동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것은 세례를 수중 에어로빅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면서 “요가는 기독교적 정신과 전혀 다르다. 기독교인들은 악령에 뿌리를 둔 요가를 가까이 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요가의 자세들. 페이스북 영상 캡처

그의 주장을 놓고 기독교인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보수적인 기독교인들은 그의 주장에 공감하고 있다. 한 페이스북 독자는 “요가는 애초부터 인도의 힌두교적 요소에서 발생한 것”이라면서 “기독교인이라면 요가를 피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요가는 종교와 무관하며 단순한 스포츠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있다. 한 요가 수련자는 “기독교인이라고 해서 요가를 하지 말라는 건 황당한 이야기”라며 “오히려 요가를 열심히 하면 마음과 몸, 영혼이 맑아져 하나님께 더 가깝게 다가설 수 있다”고 반박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린델 목사는 크리스마스나 부활절의 기원에 대해 알게 되면 아마 충격을 받고 쓰러질 것”이라고 적었다.

인도 외교부 홈페이지 캡처

인도 정부는 요가가 종교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인도 외교부는 2015년 4월 영문 홈페이지를 통해 올린 공식 문서를 통해 “요가는 어떠한 특정 종교나 믿음, 커뮤니티와 무관하다”면서 “요가는 인간 내면의 웰빙을 위한 기술일 뿐”이라고 밝혔다.

한국교회는 요가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은 지난해 총회에서 요가에 대해 ‘기원과 목적 자체가 이방신을 섬기는 종교적 행위이고 힌두교인으로 되게 하는 수단’이라고 정의하고 마술과 함께 교회에서 요가를 금지한다는 보고를 받아들였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