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아쉬움 남긴 김승규, 이젠 조현우 차례

입력 2018-11-18 11:53
김승규, 김진현, 조현우 골키퍼. 뉴시스

골키퍼 김승규가 안정적인 활약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실수로 무너졌다. 벤투호 골키퍼 경쟁은 다시 시작됐다. 다음은 조현우가 보여줄 차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7일 오후 5시50분(한국시간) 호주 브리즈번의 선코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 11월 A매치 원정 평가전에서 후반 종료 직전 통한의 동점 골을 허용하며 1대 1로 비겼다.

벤투 감독 부임 이후 5차례 평가전에서 김승규(3회), 김진현, 조현우(이상 1회)가 번갈아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9월과 10월 A매치에서 두 명의 골키퍼에게 한 경기씩 골고루 기회를 줬다. 지금까지 두 경기 연속 같은 골키퍼를 출전시킨 적은 없다. 다음 경기 조현우의 선발이 예상되는 이유다. 이번 11월 평가전을 통해 벤투 감독의 주문을 잘 소화해 내는 이가 2개월 후 열리는 아시안컵에서 주전 골키퍼 장갑을 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승규는 안정적으로 후방 빌드업을 잘 소화해 냈다. 한국은 경기 초반 호주의 공세에 다소 고전했으나 김승규의 활약 덕에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지난 평가전에서 약점으로 노출됐던 킥 정확도도 향상됐으며 동료들의 백패스 역시 안정감 있게 처리했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 무너졌다. 톰 로지치의 슛을 제대로 잡아내지 못했다. 김승규의 손을 맞고 나간 볼은 쇄도하던 마틴 보일에게 연결됐고 다시 튕겨 나온 공을 마시모 루옹고가 득점으로 연결했다. 김승규로선 이 경기만 제대로 끝마쳤더라면 벤투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으나 씁쓸히 고개를 숙이게 됐다.

김승규는 조현우, 김진현과의 3인 경쟁체제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다. 셋 중 유일하게 9월과 10월, 11월 A매치에서 모두 모습을 드러냈다. 조현우와 김진현이 단 1경기 선발 출전 기회만 받았던 것을 고려하면 벤투 감독이 특별히 그를 눈여겨보고 있다는 뜻이다. 그의 장점은 단연 발밑 기술이다. 벤투호의 골키퍼는 수비 진영에서부터 상대의 압박을 유연하게 벗어나기 위해 수비수와 함께 빌드업에 가담해야 한다. 이 부분에서 김승규가 벤투 감독에게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달 16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축구대표팀 평가전 한국 대 파나마의 경기. 한국 대표팀이 파나마의 호날도 블랙번에 동점골을 허용하고 있다. 뉴시스

다음 만나게 될 상대는 우즈베키스탄이다. 한국은 20일 우즈베키스탄과 호주 원정 두 번째 A매치를 치른다. 방심할 수 없는 강호다. 지난해 9월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그들과 비긴 바 있다.

이젠 조현우가 자신의 진가를 입증할 차례다. 장점인 안정감 있는 경기 운영과 동물적인 반응속도를 살리며 지난 파나마전에서 노출된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 이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이는 조현우 자신이다. 호주 원정을 떠나기 직전 공식 인터뷰를 통해 “개인적으로 발기술과 킥 훈련을 열심히 한다. 그러나 J리그에서 뛰는 김승규, 김진현 등 골키퍼들의 발기술이 워낙 좋다. 모든 것은 제가 감당해야 한다. 제가 더 연구해서 노력하겠다.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준비를 하겠다”며 활약을 약속했다.

아시안컵이 채 두 달도 남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이젠 첫 번째 골키퍼를 정해야 한다. 11월 A매치가 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골키퍼 3인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