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아르헨티나 잠수함 1년 만에 해저 907m에서 발견, 인양이 어려운 이유

입력 2018-11-18 08:59 수정 2018-11-18 10:29

지난해 11월 승무원 44명을 태우고 작전을 수행하다 실종된 아르헨티나 해군 잠수함 ‘ARA 산후안호’가 실종된 지 1년 만에 발견됐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정부는 잠수함을 인양할 수 없다고 발표해 유족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오스카 아구아드 아르헨티나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잠수함은 해저 907m 깊이에 가라앉아 있으며, 이를 인양할 현대적 기술이 없다”며 “잠수함의 인양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미국 해양 탐사업체인 오션 인피니티가 원격 잠수정인 시베드 컨스트럭터를 이용해 위치를 찾아냈고 토도 노티시아스 TV 등 현지 언론과 외신 등은 아르헨티나 국방부를 인용해 이를 보도했다.

발견 초기 해군은 ARA 산후안호가 발견된 지점이 해저 800m라고 밝혔지만, 국방부는 이후 기자회견에서 “수면 아래 907m 해저 협곡에서 선미 일부가 파열된 채로 발견됐다”고 정정했다.

오션 인피니티사의 올리버 플런켓 CEO는 AP통신에 “우리는 기꺼이 인양 작전을 도울 의사가 있지만, 지금 당장은 잠수함이 침몰해 있는 해저 상황을 탐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호세 루이스 빌란 해군 사령관은 “현재 이 잠수함에 대한 조사와 함정 전체 또는 일부의 인양 여부를 결정할 권한은 연방법원 판사에게 있다”면서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인양 여부가 미지수인 이유는 재정 문제 때문이다. 자체 인양기술이 없는 아르헨티나 정부가 잠수함을 인양하기 위해서는 외국 정부에 도움을 청하거나 오션 인피니티나 외국 회사에 용역을 줄 수밖에 없다. 현재 통화위기를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 정부에게는 큰 부담이 된다. 유족들은 ‘돈’을 이유로 인양 작업을 하지 않을 경우 즉각 투쟁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잠수함은 지난해 11월 15일 환풍구 침수에 따른 전기 시스템 고장을 보고한 마지막 교신 뒤 연락이 끊겼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한 달 동안 집중적인 수색을 벌였지만 흔적을 찾지 못했고 선체 인양을 위한 수색작업으로 전환했다.

잠수함이 발견된 것은 실종된 승무원들의 유가족이 11월 15일 실종 1주기를 맞아 추모식을 한 지 이틀 뒤였다. 오션 인피니티는 아르헨티나 정부와 용역계약을 맺고 지난 9월 7일부터 수색작업을 벌여왔다. 오션 인피니티는 성공보수금 750만 달러(약 85억원)를 받게 됐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