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에서 발견된 영아 추정 시신 유기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경찰이 16일 공개 수사로 전환했다. 시신 발견 닷새가 지나도록 별다른 단서가 나오지 않는 것에 따른 조처다.
경기 안산단원경찰서는 이날 사건 개요가 담긴 전단지 2000장을 단원구 원곡동 일대에 배포했다. 영아로 추정되는 부패한 시신은 가방에 담겨 지난 11일 오전 10시54분쯤 단원구 원곡공원 화장실 외벽에 있던 쓰레기 더미 안에서 발견됐다. 이 같은 내용이 전단에 담겼다. 시신이 담겨있던 가방과, 가방에서 나온 의류 사진도 공개됐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공원 주변 공원 주변 CCTV 분석과 탐문수사를 진행해왔지만 이렇다할 단서를 차지 못했다. 시신을 발견한 공원관리자는 “10일 전쯤 공중화장실 근처에 가방이 놓여있는 것을 봤다”며 “악취가 심해 가방을 열어보니 시신이 있어 경찰에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시신은 발견 당시 부패가 진행돼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방 안에는 여성용 속옷과 영문 문구가 있는 티셔츠가 함께 들어있었다.
경찰은 영아의 사망 시점과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서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그러나 시신 부패가 많이 진행됐고, 공원 관리인이 악취를 없애기 위해 가방에 뿌린 락스 때문에 DNA 채취가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에 경찰은 강원도 원주 본원으로 다시 부검을 의뢰했다.
경찰은 원곡공원 주변이 외국인 밀집지역인 만큼 태국어, 베트남어, 영어 등으로 제작된 외국어 전단지도 배포했다. 곧 러시아어 전단지도 배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이 발견된 부근의 CCTV를 전부 확인했지만 용의자에 대한 단서가 없었다”며 “CCTV에 영상이 보관되는 최대 기간이 한 달인 것으로 보아 시신 방치가 이 기간을 경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탐문 결과 가방에 들어있던 티셔츠를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입고 다니는 것을 봤다는 사람이 있었다”면서도 “아직 특정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