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신청 뒤 미아…결국 은퇴’ 제2의 이우민 나오지 말아야

입력 2018-11-17 15:13 수정 2018-11-17 15:15

KBO는 지난해 11월 FA 자격 선수로 22명을 공시했다. 그리고 FA권리 행사의 승인을 신청한 선수는 18명이었다. 4명은 FA권리를 포기했다.

지난해 FA권리 행사를포기한 4명 중 NC 다이노스 소속이던 이호준(42)은 세 번째 FA자격을 포기했다. 지난해 정규시즌부터 은퇴를 선언한 뒤라 미련없이 유니폼을 벗었다.

KIA 타이거즈 소속이던 임창용(42)은 FA 신청 대신 구단측이 제시한 연봉 5억원 동결 조건을 수용했다. 1년을 뛰었지만 임창용은 지난달 방출 통보를 받았다. 그리고 또다시 FA자격을 얻었다. 새로운 일자리 찾기가 급선무다.

두산 베어스 김성배(37)는 지난해 FA 신청을 하지 않았는데도 구단은 재계약 불가 통보를 했다. 새로운 둥지를 찾아 나섰지만 결국 은퇴의 길을 가야했다.

한화 이글스 이용규(33)는 1년 동안 자신의 실력을 보여준 뒤 재신청하겠다는 당찬 의지를 내보였다. 실제 이용규는 올해 491타수 144안타, 타율 0.293을 기록했다. 자신의 특기인 도루도 30개나 훔쳤다. 일정정도 부활했다. 그리고 올해도 FA자격을 얻었다.

그리고 롯데 자이언츠 소속 이우민(36)이 있었다. 주변의 만류도 있었지만 FA자격 행사에 나섰다. 그해는 104경기로 가장 많이 뛴 해였다. 통산 타율 0.233에 불과했지만 과감한 선택을 했다. 롯데는 코치직을 제안했지만 이우민은 뿌리쳤다. 다른 구단에선 그를 불러주지 않았다. 대만 등에서의 현역 연장까지 꿈꿨지만 여의치 않았다. 결국 은퇴를 선언했다. 다행히 올해 코치로 롯데로 복귀했다.

KBO는 17일 2019년 FA자격을 갖춘 22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수치다. 신규 취득자 12명, 재취득자 8명, 자격 유지 2명이다.

이들 가운데 두산 베어스 양의지(31)와 SK 와이번스 최정(31) 등은 대박을 꿈꾸고 있다. 또 준척급으로 평가되는 넥센 히어로즈 김민성(30)과 이보근(32), 두산 베어스 장원준(33) 등은 내부 또는 다른 구단과의 계약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 트윈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박용택(39) 또한 예우를 넘어 실력으으로도 LG 잔류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22명의 FA자격자 가운데는 시장 평가를 받기엔 애매한 실력을 보여온 선수들이 있다. 또 이들 상당수가 30대를 훌쩍 넘겼다. 대형 계약을 앞둔 선수에게만 큰 돈을 쓰려는 구단들의 움직임도 그들에겐 부담이다.

FA 신청 뒤 새로운 팀을 찾지 못해 결국 은퇴의 길을 가야했던 ‘제2의 이우민’이 될 수 있는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그들 또한 잘 알고 있다. FA 신청에 신중해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과감한 선택 보다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접근하는 게 좋다. 신청 마감시한은 19일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