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손수현이 가수 산이의 신곡 ‘페미니스트’를 비판하는 듯한 글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손수현은 16일 인스타그램에 “Fact(사실)”이라는 영어 단어와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사진은 모 도서의 페이지 일부를 찍은 거였다.
책에는 “2014년 통계에 따르면 남성 임금을 100만원으로 봤을 때 OECD 평균 여성 임금은 84만4000원이고, 한국의 여성 임금은 63만3000원이다. 또,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발표한 유리 천장 지수에서도 한국은 조사국 중 최하위 순위를 기록해, 여성이 일하기 가장 힘든 나라로 꼽혔다”고 적혀 있었다.
남녀 임금 격차를 언급한 내용은 산이의 신곡 초반부에도 나온다. 다만 손수현이 게시한 사진과 상반된 입장이다. 산이는 곡에서 “넌 또 OECD 국가 중 대한민국 남녀 월급 차이가 어쩌구 저쩌구 fxcking fake fact”라고 했다.
손수현이 직접 산이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산이의 신곡이 온라인에서 크게 논란이 된 뒤 게시물을 올린 터라 네티즌 사이에서는 ‘저격 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산이의 신곡은 ‘이수역 주점 폭행 사건’과 맞물려 큰 관심을 받았다. 서울 지하철 7호선 인근 주점에서 발생한 이 폭행 사건은 여성 2명이 ‘남성 3명으로부터 짧은 머리의 여자라서 맞았다’는 식의 주장을 펼쳐 구설에 올랐다. 여성 혐오적 폭행이라는 의혹을 받았으나, 경찰 조사 결과 여성 측이 먼저 시비의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들 5명 모두 쌍방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산이는 이 사건 직후 “저는 여성을 혐오하지 않습니다. 혐오가 불씨가 되어 혐오가 조장되는 상황을 혐오합니다”라며 신곡을 발표했다. 그러나 “극단적인 상황 말고. 합의 아래 관계 갖고 할 거 다 하고 왜 미투해?” “꽃뱀? 걔넨 좋겠다 몸 팔아 돈 챙겨” “남자는 범죄자 역차별 참아가며 입 굳게 닫고 사는데” 등의 가사 때문에 미투(Me Too·나도 말한다) 운동을 왜곡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손수현은 짧은 머리와 수수한 화장이 매력적인 배우다. 그는 2013년 가수 대성의 ‘우타우타이노발라드’ 뮤직비디오로 데뷔했다. 영화 ‘오피스’ ‘동호, 연수를 치다’에 출연한 바 있다. 손수현은 최근 인스타그램에 여성의 페미니즘적 책 읽기를 소개하는 도서 열독 인증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