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혜경궁 김씨’ 이재명 지사 부인 지목한 이유는?

입력 2018-11-17 09:49

수원지검은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이재명 지사 부인인 김혜경씨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등 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것을 지휘한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다만 경찰은 김씨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만큼 구체적인 판단 결과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김씨는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예비후보 경선 과정에서 ’정의를 위하여’라는 닉네임의 트위터 계정(@08_hkkim)을 통해 ’전해철 전 예비후보가 자유한국당과 손잡았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트위터 계정은 ‘혜경궁 김씨’라고 불린다.

이 계정에 게시된 과거 글을 살펴보면 ‘노무현시체 뺏기지 않으려 눈물… 가상합니다! 홧팅’ ‘문재인이나 와이프나 생각이 없어요…생각이’라는 등의 내용도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트위터 계정 소유주를 찾기 위해 4만여건의 글을 전수 분석해 소유주 파악에 나섰다. 이 중 2014년 1월 15일 오후 10시40분 김씨의 카카오스토리에 올라온 이재명 지사의 대학 사진이 김씨를 ‘혜경궁 김씨’로 지목할 증거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카카오스토리에 이 지사의 대학사진을 올렸고 이후 10분 뒤에 ‘혜경궁 김씨’ 계정 트위터에도 같은 내용이 올라왔다. 10분 뒤 이 지사 트위터 계정에도 같은 사진이 게재됐다. 당시 이 지사 사진을 당사자보다 혜경궁 김씨 트위터에 먼저 올라온 것을 이상하게 여긴 네티즌들이 “이 지사와 혜경궁 김씨가 가까운 사이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처럼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과 김씨의 카카오 스토리에 올라온 내용이 비슷한 시간대 중복 게재된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검찰과 경찰은 동일인이 아닌 상황에서 우연히 일어난 일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지난달 24일 경찰 소환에 비공개로 조사에 임했지만 이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자 강하게 항의하고 돌아갔다. 이후 지난 2일 다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김씨는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