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수능’ 좌절금지, 주요대 합격선 대거 하락

입력 2018-11-16 16:26 수정 2018-11-16 17:07
‘너도 어려웠으면 남도 어려운거야’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어려우면 주변인들이 해주는 단골 위로 멘트다. 하지만 ‘폭망한’ 원점수(가채점) 앞에 그다지 큰 위로는 되지 않는다. 아직은 본인의 상대적 위치를 모르니까 말이다. 도대체 공부 잘하는 아이들 점수는 얼마나 떨어졌을까. 주요 입시업체인 종로학원하늘교육과 메가스터디 등이 내놓은 전망치를 보고 신발 끈을 다시 ‘질끈’ 묶어보길 권한다.




메가스터디가 16일 채점서비스를 이용해 수험생 32만명의 성적을 분석한 결과는 ‘참혹’했다. 국어 1등급 구분점수가 85점이다. 5~7개 틀려도 1등급이란 얘기다. 지난해 국어도 까다로웠는데 무려 9점이나 하락했다. 모든 문제를 ‘클리어’ 했을 때 주어지는 표준점수 최고점은 146점이란 수치가 나왔다. 작년에는 134점이었다. 같은 만점이어도 12점이나 더 주는 시험이다.

이과 수학인 가형은 1등급이 92점이다. 작년과 동일한 수치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지난해 130점이고 올해 133점으로 조금 올랐다. 동일하거나 약간 더 변별력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문과 수학인 나형은 좀더 어려웠다. 1등급컷이 작년에 92점이었는데 올해는 88점으로 떨어졌다. 표준점수 최고점도 135점에서 141점으로 올랐다. ‘멘탈 붕괴’ 수준인 국어만큼은 아니어도 6점이면 상당한 차이다.

영어는 어땠을까. 절대평가 체제여서 지난해 10%가 1등급을 받았다. 성적표에 등급만 표시되니까 수험생 10명 중 1명이 만점을 받은 것이다. 메가스터디는 반토막인 5% 수준으로 예측했다. 문제도 좀더 까다로웠고 전반적으로 90점만 넘으면 된다는 생각 때문에 절대적 학습량이 부족했다고 진단했다. 재수생이 ‘영어 절대평가 1세대’란 점도 영향을 끼쳤다고 했다.



주요대학 합격선도 대거 하락했다. 종로학원 추정치를 보면 서울대 경영대학이 작년 295점에서 287점으로 하락했다(원점수 300점 만점 기준). 의예는 294점에서 290점으로 떨어졌다. 아주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도 애를 먹었다는 얘기다. 고려대와 연세대의 경영 파트도 293점에서 284점으로 9점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화여대 의예과(인문)는 294점에 10점 가량 하락한 284점으로 추정했다. 인문계열도 285점에서 270점으로 낙폭이 상당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성적표가 나올 때까지 속단하지 말고 수시 일정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금 일단 기분은 나쁘겠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 문제를 푼 수험생이라면 성적표를 받아들면 오히려 기분 좋을 수가 있다”고 말했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 남윤곤 소장은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부터 판단해야 한다. 최저학력 충족을 못한다고 생각이 들면 정시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전략을 짜야 한다. 수시모집에서 승부를 보고 싶다면 남아 있는 대학별고사에 만전을 기하라”고 조언했다.

입시업체 추정 주요대 합격선












(자료: 종로학원하늘교육)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