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중 접경도시 신의주를 국경관문도시로 만들기 위해 박차를 가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6일 “최고령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평양북도의 당, 행정 및 설계기관 책임일꾼들과 함께 신의주시 건설 총 계획을 검토하시며 지도하시었다”고 보도했다.
신의주는 중국 랴오닝성 단둥과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도시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대외개방을 위해 2002년 입법·사법·행정 자치권을 부여한 특별행정구역으로 지정했던 곳이다. 초대 특구 행정장관 양빈(楊斌)이 탈세 혐의로 중국 당국에 구속되면서 개발이 중단됐다.
김정은 위원장은 신의주 국경도시 건설 계획 지시와 함께 수년 내 국경도시 건설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날 시찰에는 대형 신의주시 건설 총 계획도와 신의주시 도시건설 전망 모형사판이 투입됐다. 공개된 신의주시 모형에는 평양 여명거리와 비슷한 고층 건물군이 강변과 도시 중심도로에 밀집된 모습이 눈에 띄었다.
김 위원장은 모형판을 보며 신의주시 중심광장에 있는 김일성, 김정일 동상을 축으로 고층 살림집, 공공건물을 배치할 것과 압록강변을 따라 초고층 주택구역을 조성할 것을 지시했다.
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신의주시를 국경관문도시답게 잘 꾸리기 위해서는 현대적이면서도 민족적 색채가 짙은 웅장한 건축물을 많이 일떠세워야 한다”며 “극장, 영화관, 체육촌, 빙상장, 과학기술도서관을 비롯한 공공건물과 호텔, 백화점과 같은 봉사 시설을 합리적으로 배치하고 시대적 미감이 나게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김 위원장은 “현재의 산업지구를 깨끗이 정리하고, 신의주시의 철도역과 의주비행장을 현대적으로 개건하라”고 지시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신의주시 건설 계획 실행을 위한 ‘속도감’을 강조했다. 그는 신의주시 건설 사업이 부친의 ‘유훈과업’이라는 점을 특히 강조하며 “몇 해 안에 반드시 결실을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의주시 건설 총계획과 도시건설 전망 목표를 중앙의 강력한 설계기관들과의 협동 밑에 검토하고 몇 개월 기간 내에 현실성 있게 재작성 제출해야 한다”며 “이 계획을 당중앙위원회 해당 절차를 거쳐 결정하게 될 것이며, 국경도시 건설을 국가적 지원 밑에 5개년 계획 목표를 세우고 연차별, 단계별로 해야 할 것”이라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김 위원장이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신의주 개발을 국가적 사업으로 선포한 것은 향후 북중 경협(경제협력) 추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신의주가 북·중 경제협력의 상징적인 도시이기 때문이다.
이날 김 위원장의 시찰에는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조용원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마원춘 국무위원회 설계국장 등이 동행했다.
이슬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