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30)는 좌완 선발투수다. 2006년 다저스 1차 지명선수다. 316게임에 등판해 통산 153승 69패, 평균자책점 2.39를 기록했다. 2096.1이닝을 소화하면서 삼진 2275개,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1.00에 불과하다. 2014시즌을 앞두고는 다저스와 7년 2억1500만 달러(약 2450억원)라는 천문학적인 FA 계약을 맺기도 했다.
올해 9승5패, 평균자책점 2.73을 기록했다. 확실히 예전만 못하다. 2021년까지 3년 총액 9300만 달러(약 1040억원)을 받기로 하고 다저스와 재계약했다. 연봉 1위 자리도 이제 그의 몫이 아니다. 그러나 그는 MLB에서 최고의 좌완 선발투수 중 한 명임에는 분명하다.
커쇼와 같은 선수를 보유한 KBO 구단이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아니 10개 구단 모두 경쟁력 있는 좌완 선발 투수를 원한다. 그렇다면 올 시즌 좌완 외국인 선발 투수 성적들은 어떠할까.
좌타자 상대 극강 모드를 보인 롯데 자이언츠 브룩스 레일리(30)가 있다. 좌완 외국인 선발 투수 중 최다승을 기록했다. 올 시즌 30게임에 나와 11승 13패, 평균자책점 4.74를 기록했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1.31이었고, 피안타율은 0.263이었다. 그런데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172에 불과하다. 피홈런은 아예 없었다. 반대로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306이다. 홈런은 무려 24개나 허용했다. 좌우타자는 물론 경기마다 기복이 심했다. 2015년부터 4시즌 동안 KBO리그에서 뛰었다. 2016년을 제외하곤 꼬박꼬박 10승 이상을 올렸다. 롯데로선 재계약이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올 시즌 롯데에는 또 한명의 좌완 외국인 선발 투수가 있었다. 펠릭스 듀브론트(31)다. 25게임에 나와 6승9패, 평균자책점 6.92를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0.299, WHIP는 1.63에 달했다. 그리고 시즌 도중 퇴출됐다.
또 좌완 외국인 투수 중 최고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이는 KT 위즈의 라이언 피어밴드(33)다. 27게임에서 8승 8패를 기록하며 평균자책점 4.30을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0.286으로 좌우 타자를 상대할 때 큰 차이가 없었다. 2015년 13승을 기록한 뒤 나머지 3시즌 동안에는 10승을 올리지 못했다.
KIA 타이거즈는 팻딘(29)과 내년 시즌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 올 시즌 36게임에 나와 평균자책점 6.26을 기록했다. 6승 7패 2홀드였다. 피안타율은 0.318이나 됐다. 선발 투수로 뛰다 시즌 후반기 불펜으로 밀려났다.
NC 다이노스의 좌완 선발 투수인 왕웨이중(26)도 재계약에 실패했다. 25게임에 나와 7승 10패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4.26으로 준수한 편이었다. 피안타율이 0.299로 높았다.
한화 이글스에도 좌완 외국인 선발 투수가 있었다. 제이슨 휠러(28)다. 19게임을 뛰어 3승 9패, 평균자책점 5.13을 기록했다. 시즌 도중 퇴출되면서 우완 투수 데이비드 헤일(31)로 교체됐다.
그런데 좌완 외국인 선발 투수 모으기에 한화가 가장 먼저 움직였다. 올 시즌 13승을 거두며 삼진왕에 오른 키버스 샘슨(27)과 헤일을 모두 내보냈다. 보도자료를 보면 좌완 선발투수와 이닝 소화 능력 필요성을 교체 배경으로 밝혔다.
대신 호주 출신의 우완 워릭 서폴드(28)와 함께 미국 출신 좌완투수 채드 벨(29)을 영입했다. 벨은 2017년 미국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빅그리에 데뷔한 뒤 2시즌 동안 31경기에서 69.2이닝을 던져 4패, 평균자책점 7.11을 기록했다.
올 시즌 성적에서 알 수 있듯 압도할 만한 성적을 거둔 좌완 외국인 투수가 없다. 몸값 100만 달러 제한이 걸려있는 상황에서 구단들이 압도할만한 기량을 갖춘 좌완 외국인 선발 투수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기존 좌완 외국인 투수를 쉽게 내보낼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그럼에도 똑 부러진 한 명의 좌완 외국인 선발 투수를 구한다면 내년 시즌을 꾸리는 데 유리하기 때문에 구단들의 분주한 움직임은 스토브리그 내내 계속될 것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