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메리카 출신 이민자 행렬(캐러밴·Caravan)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접경 도시 멕시코 티후아나에 속속 도착하고 있는 가운데 캐러밴을 비판하는 현지 주민들이 생기고 있다. 일부 캐러밴 선발대는 국경을 넘으려다 미 국경순찰대에게 체포됐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티후아나 팔라야스 데의 주민들은 수백명에 달하는 캐러밴 유입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 지역은 이민자들이 묵는 대규모 캠프가 설치된 곳이다. 시위에 참여한 주민들은 캠프 앞에서 멕시코 국가를 부르며 “캐러밴은 티후아나에서 나가라” “멕시코는 이미 캐러밴 이외의 문제가 많다”고 외쳤다.
플라야스 드에서 오랜 기간 거주했다고 밝힌 테르 라마스는 “캐러밴은 불법으로 멕시코에 입국해 여러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며 “마리화나를 피우는 사람도 있어서 불편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아놀도 아스토르가는 “이건 침략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시위대 중 “이민자를 차별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외치는 사람도 있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캐러밴을 옹호하는 티후아나 주민들도 적지 않다. 이민자들이 티후아나에 문제없이 정착하면 오히려 도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지난 2년 간 멕시코로 이민을 와 티후아나에 거주하는 아이티인 1만5000여명은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티후아나의 경찰인 빅터 코로넬은 “우리는 아이티 사람들과 어떠한 문제도 겪지 않았다”며 “그들이 일을 너무 잘해서 놀랐을 뿐”이라고 말했다. 40대 여성 린다 보드는 “캐러밴도 아이티 사람들이 그랬던 것과 같이 이곳에서 열심히 일한다면 도시를 더 좋게 만들 것”이라면서도 “그들이 여기에서 계속 머물려면 스스로 미래를 개척할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캐러밴 선발대 10여명이 티후아나에서 미국 쪽으로 국경을 넘으려다 미 국경순찰대에게 체포됐다고 폭스뉴스가 국경순찰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들은 티후아나의 해변지역 팔라야스 데와 동부 산악지대 오테이 메사에서 미국 영토로 월경을 하려다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