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의 피드백을 듣지 않고, 홀로 진행되는 스노볼링은 의미가 없다.”(강경은 펍지주식회사 북미커뮤니티 리드)
강경은 팀장은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G-CON 2018에서 ‘배틀그라운드: 프리 알파 테스트부터 얼리 액세스 출시까지의 커뮤니티 스노볼링 Know-how’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배틀그라운드의 성공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커뮤니티 관리에 관한 것을 이야기하려 한다”고 운을 뗀 강 팀장은 “20명 남짓의 개발 인력으로 ‘프로젝트 브로’를 구성해 시작된 배틀그라운드는 개발 초기부터 콘텐츠 크리에이터나 하드 유저를 위한 커뮤니티 구성을 고민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얼리 액세스 단계부터 트위치, 유튜브, 아프리카TV, 믹서 등 방송 플랫폼의 주목을 많이 받았다. 우리는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가동했다”면서 “무엇보다 평행하게 함께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커뮤니티 관리라든지 인플루언서에게 메시지를 보낸 건 개발 초기부터였다. 그들과 소통하며 ‘함께 한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피드백도 계속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다른 게임사에서 바로 비슷한 방식을 도입하는데 내심 뿌듯하면서 안타까움도 있었다. 우리는 소위 말하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아니었다.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로 접근하면 오래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강 팀장은 ‘커뮤니티 스노볼링’의 핵심 요소 세 가지로 목표(Goals), 리더와 커넥터(Leader & connector), 가속(Momentum)을 들었다. 그는 “먼저 어떻게 예쁜 눈사람을 만들 것인가, 어디에서 눈을 가져와서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는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 그다음에는 눈송이들을 다 모아서 눈의 결정을 연결할 수 있는 리더와 커넥터 등의 역할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눈사람을 만들 때 계속 굴리다 보면 모멘텀(가속)이 발생한다. 그런 순간이 와야 눈사람을 더 크고 멋지게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강 팀장은 “이미 쟁쟁한 미국 게임 개발사들이 많았다. FPS 게임이 아시아에서, 특히 한국에서 잘 될 수 있겠느냔 고민이 있었다”면서도 “배틀로얄 장르가 분명 사람의 욕구를 자극하는 것이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하드코어 팬들을 찾아야 한다. 이후엔 이들이 출시를 기다리는 커뮤니티가 있어야 한다. ‘비밀 동아리’와 같이 커뮤니티 운영 방향을 설계하면 커뮤니티 안에서 유저들이 소속감을 느끼고 충성도도 높아진다. 이들을 대상으로 특별한 독점 이벤트를 한다든지 다른 테스터는 받을 수 없는 이익을 줌으로써 이들은 더 열심히 배틀그라운드를 소개하고, 평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발 초기부터 배틀로얄 장르가 시청 콘텐츠로서도 높은 가치가 있다고 봤다. 이미 배틀로얄 모드는 인터넷 방송에서 많이 소비되고 있었다. 그 사람들 역시 모멘텀을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들을 이벤트에 초대하고, 그들만의 아이템을 주고, 그들로 인해 발생한 수익 일부를 분배하면서 마찬가지로 ‘함께 한다’는 소속감을 느끼게 했다”고 말했다.
강 팀장은 “한국에는 아직 ‘커뮤니티 스노볼링’과 관련해 자료가 별로 없다. 아무래도 자취가 많이 남아 있지 않아서 아쉽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면서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GDC)에선 이러한 논의가 상당히 활성화되어 있다. 나중에는 우리가 저기에 가서 노하우를 말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부산=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