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파일] “당뇨환자라면 안저검사 챙기세요”

입력 2018-11-15 16:57

당뇨병은 최근 어떤 질환보다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질환 중 하나다. 전 세계적으로 10초마다 3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세계당뇨병연맹은 2030년, 지구촌의 성인 10명 중 한 명이 당뇨병을 앓게 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당뇨병 환자가 증가함에 따라 당뇨합병증도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5년 전체 당뇨환자 252만 명 중 눈 합병증(당뇨망막병증, 백내장 등) 관련 진료 인원은 14.2%인 35만 6000명으로 다른 부위 합병증에 비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서도 최근 4년간 당뇨 환자 증가율(약 23%)보다 당뇨망막병증 환자의 증가율(약 28%)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망막병증은 높아진 혈당이 망막혈관을 망가뜨려 시력감소가 발생하는 질환으로 크게 비증식성 당뇨망막병증과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으로 나뉜다.

초기 단계인 비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은 망막혈관의 누출이나 폐쇄에 의한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하여 시력감소가 나타나게 된다. 이를 방치하면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으로 이어지는데 이 때는 조직이 약해 잘 파괴되는 신생혈관이 생겨나 출혈을 일으키고, 이것이 황반부까지 침범하면 시력 저하를 유발하게 된다.

당뇨망막병증은 혈당조절이 잘 되지 않은 경우에는 빠른 시간 안에 당뇨망막병증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보다 실명 위험이 25배나 높다. 당뇨병 유병기간이 긴 환자일수록 적어도 1년에 한 번 이상 안저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하지만 당뇨병 환자들의 당뇨 합병증 예방과 관리에 대한 인식은 아직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누네안과병원 망막센터에서 당뇨병 환자 34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결과를 보자. 당뇨환자 2명 중 1명 만이 당뇨합병증 관련 교육을 받았으며, 당뇨를 진단 받은 지 1년 미만인 환자 가운데 30.6%만이 당뇨 합병증 교육을 받았을 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뇨병 환자들은 당뇨합병증이 진행되기 전 초기관리가 중요한 만큼 당뇨 합병증 교육에 대한 인식이 더 강화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당화혈색소가 1% 감소하면 당뇨망막병증과 같은 미세혈관질환의 합병증 발생률은 37% 이상 감소하므로 당화혈색소 관리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하지만 혈당조절이 잘 되더라도 당뇨망막병증이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안저검사를 통한 정기적인 눈 검진도 매우 중요하다.

환자들이 눈에 충혈이 생기거나, 다래끼 같은 것이 나면 안과에 잘 오지만 막상 시력에 대한 중요성은 간과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눈에 아무런 이상이 없더라도 40세 이상 성인은 1년에 한 번 안저검사와 같은 눈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특히 당뇨 환자나 중증 안질환 가족력이 있는 분들의 경우 예방을 위해 번거롭더라도 매년 안저검사를 받기를 권한다.

연말이면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을 받으려는 분들이 많은데, 당뇨환자의 경우 국가건강검진 시 가급적 안저검사도 함께 받았으면 한다. 안저검사는 검사시간이 채 10분도 소요되지 않는 매우 간단한 검사다.

검진센터에 따라 비용이 상이할 수 있으나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신청 시 위내시경처럼 안저검사 항목을 추가하면 8000원~2만원 정도의 높지 않은 비용으로 검사가 가능하다. 이용하는 검진센터에 안저검사 항목이 없다면 근처 안과에 문의 후 검사를 받아도 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