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책, 폭로는 없었다…“혁신 거부 한국당에 미련 없어…조강특위 당시 수많은 공격 받아”

입력 2018-11-14 15:51
전원책 변호사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극동VIP빌딩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소회를 밝히고 있다.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위 위원에서 지난 9일 ‘문자 해촉’을 당한 전원책 변호사는 14일 “혁신을 거부하는 자유한국당에는 아무런 미련도 없다”며 조강특위 당시 겪은 상황을 밝혔다.

전 변호사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극동VIP빌딩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내고 보수정당을 살려달라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데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조강특위 위원직을 수락한 것에 대해 “보수재건을 위해서였다”며 “유일한 방법은 당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한편 인물을 교체해 일신하는 것이었기에 인적 청산의 전권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그 꿈은 사라졌다. 국민을 감동하게 할 자기희생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면 제가 할 역할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전원책 변호사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극동VIP빌딩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소회를 밝히고 있다. 뉴시스

전 변호사는 “저는 처음부터 2월 전당대회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해왔다. 당무감사가 끝나면 12월 15일까지 불과 20여 일밖에 남지 않는다. 그때까지 인적 청산을 하라는 것은 어떤 청산도 하지 말라는 말”이라며 “예산을 의결하는 기간이자 선거제도를 바꾸는 정개위 활동 기간이라 한두 달이라도 전대를 늦춰야 한다고 한 것인데 이러한 제 의견을 월권이라고 한다면 저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또 조강특위 위원 당시 수많은 공격을 받아왔다고 털어놨다. 그는 “국회의원에게 열정과 소명 의식을 요구했다. 그런데도 견디기 어려운 공격이 시작됐다. 8일 동안 묵언수행하면서 인터뷰를 거절한 제게 이름조차 모르는 비대위원들이 언행을 조심하라고 했다”며 “저는 그들에게 경고를 받을 어떤 언행도 한 적이 없다. 전권이 아니라 전례 없는 권한이라는 말도 들었다. 이건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심지어 이미 제작된 특정 프로그램을 두고 ‘정치를 방송에 이용한다’는 비난까지 나왔다”며 “20년간 방송을 해온 제가 방송을 정치에 이용했으면 했지, 정치를 방송에 이용할 까닭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폭로성’ 발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전 변호사는 말을 아꼈다. 그는 “굳이 그들이 문자로서 해촉한 걸 나무라고 싶진 않다”며 “그동안 있었던 여러 일을 드러내고 싶지도 않다. 먹던 우물에 침을 뱉고 싶지 않기도 하지만 혁신을 거부하는 당에 아무런 미련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 변호사는 “보수정당의 재건은 이제 어려워졌단 생각이 저를 여전히 괴롭히고 있다”며 “이 나라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보수가 일어서야 한다. 그 길만이 다음 세대에게 이 나라를 온전히 물려줄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 지난 9일 조강특위에서 문자 해촉된 전 변호사는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갈등이 있었음을 폭로했다. 당시 그는 “김 위원장이 조강특위에 특정 인물을 넣어달라고 한 게 갈등의 시작”이라며 “제가 허용했으면 아무 일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전 변호사와 갈등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전 변호사와 상당히 가까운 분들이라고 생각해 2명의 명단을 드린 적이 있지만 저는 전혀 만난 적도 없고 전화해 본 적도 없는 모르는 사이”라고 주장했다.

이슬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