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가 12일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을 승리하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로써 올해 KBO 정규 일정은 모두 끝났다. 이제는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열린다. KBO는 17일을 전후해 FA 자격 선수들을 발표할 예정이다.
우선 역대 FA 계약 규모를 살펴보자. FA 최고 계약 규모는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36)의 몫이다. 일본과 미국 프로야구를 거친 뒤 KBO리그로 돌아온 이대호에게 롯데 구단은 2년 전 4년 150억원을 안겼다. 그리고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김현수(30)는 원소속팀이던 두산 베어스가 아닌 LG 트윈스에 안착했다. 이런 김현수에게 LG는 115억원을 약속했다.
그에 앞서 KIA 타이거즈는 지난해 초 삼성 라이온즈 소속이던 최형우(35)와 100억원의 FA 계약을 맺었다. 해외 유턴파가 아닌 선수로는 최고액이다. 다음은 롯데의 심장 손아섭(30)이 올해 98억원을 약속받고 롯데에 잔류했다. 삼성 소속이던 박석민(33)이 2016년 96억원을 받고 NC 다이노스로 옮겼고, 역시 삼성 소속이던 차우찬(31)이 95억원에 둥지를 LG로 옮겼다. KIA 투수 윤석민 90억원, KT 위즈 황재균 88억원, SK 최정 86억원, SK 김광현 85억원 등으로 역대 FA 계약 규모 10위 안에 들어 있다.
그런데 역대 FA 계약규모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 오고 있다. 바로 두산 베어스 주전 포수 양의지(31) 때문이다. 양의지는 올해 타율 0.358을 기록했다. 타격 2위다. 157안타에 23개의 홈런을 쳤다. 77타점과 84득점을 올렸다. 포수로선 드물게 6개의 도루도 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2개의 도루를 감행한 바 있다.
2006년 2차 8라운드 59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양의지다. 주전포수로는 2010년부터 활약했다. 통산 1066게임에 출전해 3277타수 980안타, 타율 0.299를 기록하고 있다. 125홈런이다. 도루는 32개다. 올해 연봉은 6억원이다. 한마디로 포수 경험은 기본이고, 타격 능력까지 갖춘 현역 최고의 포수다.
비교 대상이 있다. 올해 롯데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강민호(33)다. 논란이 있긴 하지만 4년 계약 기간에 80억원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4년 전 롯데와 계약할 때는 75억원이었다. 현재로선 강민호의 계약 규모를 훌쩍 뛰어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양의지를 잡아야 하는 두산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구단이 포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 양의지로선 상당한 호재다. 여기에다 KBO가 FA 상한제를 추진하지 않기로 한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이렇게 본다면 해외 유턴파가 아닌 국내 선수로 최고액을 약속받은 최형우 사례가 기준이 될 수 있다. 양의지의 자존심을 지켜주면서도 과도한 금액 지출을 막을 수 있는 잣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